본문 바로가기
소품

물려 받은 옷 + 사연 속의 반코트

by 그레이스 ~ 2021. 5. 25.

내가 장녀이고 남편이 장남이어서  

우리 아이들은 아기때부터 새옷을 사야 했다 

물려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이웃을 부러워하면서.

그러다보니, 맘에 드는 옷은 

명훈이 세훈이 입히고 작아지면  오빠네 혁이에게로 갔고 

그 다음으로 자인이가 물려 입었다 

오빠는 같은 사택에 살았고

또 혁이가 세훈이보다 한 살 아래여서 물려 입히기 편했다

올케가 물건을 가지려 간 사이에 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있으니 

지나가던 할머니께서 

아이구~ 연년생으로 아들 셋을 낳았구나 하시면서

닮았다고 한 형제로 보기도 했었다 

 

 

시동생네 조카들은

우리 아이들과 나이차 가 많아서 명절마다 새 옷을 사서 선물로 줬었다 

일년에 두 번 사 주는 옷이라서 백화점에서 고급 옷을 사 줬는데 

동서가 하는 말이, 큰엄마가 사 주는 옷은 외출복으로만 입는다고 했었다 

 

 

어제 큰며느리가 챙겨 준 윤호 옷을  작은며느리에게 전달하고는 

 

 

40년 전 옛 일을 떠올렸다

다섯살 큰아들에게 겨울용 반코트를 사서 입혔는데 

남편이 반코트를 입은 아이를 보고는 크게 화를 내셨다 

(너무 큰 사이즈를 입혔다고) 아이 모양이 저게 뭐냐고~!!

겨울 옷은 첫해에는 크게 입고, 다음해는 맞게 입고 ,그다음해는 작은 듯이 입는 거라 했더니 

남편이 하는 말이,

아니~ 왜~~ 3년만 입히냐?

아예 더 큰 거 사서, 장가 갈 때까지 입히지 왜~!!!

 

........................

 

옛 사진을 찾아보니 다섯살 때 사 입힌 노란색 반코트가 있네요

사진은 일 년 후 (여섯살에 영국 가면서 파리에서 찍었어요) 라서 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맞습니다 

 

 

  • 생강차2021.05.25 10:34 신고

    아저씨의 마지막 말에 빵 터졌습니다.
    위트가 놀라워요.
    윤호 옷들을 보니 폴로로 메이커 일색이네요.
    저희가 유학생일 때 한국에서 갓 온 엄마에게
    가라지세일에서 애기 중고옷을 추천햇더니 막 화를 내더군요.
    아무리 아껴도 "양키가 입던 옷"을 안 입힌다고요.
    저는 대부분의 딸 옷과 책, 장난감을 가라지세일에서 샀거든요.
    사람들마다 생각이 달라서 남에게 제안하는 것도 조심해야 겠다고 느꼈어요.

    답글
    • 그레이스2021.05.25 11:02

      남편은 가끔 전혀 예상 못한
      저런식의 말 대꾸로 웃음이 터지게 합니다
      나도 많이 웃었어요
      남편이 크게 입히는 거 아주 싫어해서 그다음부터는 맞는 사이즈를 입혔어요

      지난 글을 보면 큰며느리는
      첫아이 임신 했을 때부터 친척 친구들 헌옷을 많이 받아서
      설합 가득 넣어놓고 출산을 기다렸어요
      헌옷이 새옷보다 좋은 이유는
      경제적인 이득은 두고라도
      여러번 빨아서 옷이 부드럽고 새옷의 화학성분이 다 빠져서 아토피 염려가 없다고요

      저 폴로 면셔츠도 다 얻어 입힌 겁니다
      외할머니 친구분댁에 쌍둥이 손자가 있는데
      그 댁에서 유명브랜드 옷을 많이 가져 옵니다
      회사 이름만 말해도 알수있는 회장님댁이래요
      그리고 우진이형 옷도 다 받아 입고요

  • 산세베리아2021.05.25 11:29 신고

    요즘엔 떨어져서 못입는 것이 아니라 좋은 옷들이
    작아져서 못입히니 아까워요>...
    저희도 큰 손녀딸 입던 옷을
    작은 며늘이 임신 4개월 인데 딸이라고 하니
    모두 물려달라고 해서 다 싸놓고 가져 가라고 한다는데
    서로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센스있게
    서로 주고 받고 사는것 없이 잘 사용 하니
    그것도 감사한 일이예요

    그레이스님 보며
    많은 것을 배웁니다
    건강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05.25 12:56

      큰며느리의 사촌이나 친구들은 아이들이 커서,
      유라 입히라고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 옷도 한보따리 가져 왔습디다.
      언제 커서 이 옷을 입냐고 웃었어요
      물려받은 옷 말고도 엄마가 입히고 싶은 옷도 사니까
      옷장 마다 꽉 차서 더 둘 곳이 없다고 아줌마가 푸념을 합디다
      한번 대대적으로 아이들 옷 정리를 해야 할 거에요
      그러면 나눔할 옷도 여러 박스가 나올 겁니다

  • 여름하늘2021.05.25 11:33 신고

    ㅎㅎㅎ 마지막 말씀에 웃으이 빵 터졌어요
    알뜰주부는 그럴수 밖에 없는데 남자들은 그런게 아닌가봅니다
    내가 돈 더벌어올께 하면서 싫어하던 남편 말이
    떠 올라서서 공감이 가네요

    저렇게 이쁜옷을 물려 받을수 있으니 참 좋을것 같아요
    아이들 어릴때
    제가 힘에 벅찬 집을 사는 바람에 제가 돈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러느라 큰딸에게 이쁜 옷을 별로 못 사입혔기에 늘 마음에 걸렸어요.
    그런데 이웃에 딸 한명 키우는 부잣집에서 이쁜 옷을 많이 물려줘서
    지수는 덕분에 이쁘게 입고 자랐어요.
    옛날 사진을 보면 지원이에게 미안해요
    저도 옷들을 보며 옛생각을 해 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1.05.25 13:07

      겨울 코트는 비쌌잖아요
      큰 사이즈 사서 넉넉히 입히려고 했더니...ㅎㅎㅎ
      우리 아이들도 물려 받을 친척이 없어서 내돈으로 사느라 가계부에 큰 부담이 되었어요
      런던 가서 3년동안은 거의 막스& 스펜스에서 옷을 사 입혔어요
      비싸지 않은 대중적인 옷이었거던요
      한국에 와서 보니 영국 현지에서와는 달리 막스& 스펜스 옷이 비싼 옷이더라구요
      나중에 그 옷들 전부 사촌들 물려줬어요

  • 그레이스2021.05.25 16:19

    남편이 큰 옷 샀다고 화를 냈던 반코트가
    프랑스 여행 편에 사진이 있어서 본문에 첨부했어요

    답글
  • 데이지2021.05.25 18:16 신고

    그레이스님 옛날 사진을 보니 색다른 감흥이 떠오르네요. 저무렵에는 윤호할아버지께서 저렇게 머리털이 풍성한 젊디젊은 아빠셨네요! 새파랗던 저 시절이 그레이스님께도 꿈이런가 싶으실 것 같아요. 흑백영화처럼요.

    답글
    • 그레이스2021.05.25 19:42

      생애 처음으로 외국 가면서
      그것도 영국으로 가서 3년 살 건데
      아이들 옷을 새로 사 입히지 않고 집에 있던 거 입힌 이유가
      런던에서 귀국하신 선배가, 아무것도 새로 사지 말라고 하셨어요
      영국 제품이 더 좋으니까 가서 사라 하면서요
      주방제품도 빌리는 집에 다 구비되어 있으니 가져 갈 필요가 없다 하고요
      진짜로 여행 가듯이 큰가방 하나 들고 갔어요
      여섯살 다섯살이니 만 5세 4세 ... 39년 전이네요
      나도 32세 꽃다운 나이고요

      남편은 큰아들 대학 갈 그무렵부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숱이 적어지는구나 했는데 점점...

  • 키미2021.05.26 09:56 신고

    그레이스님, 멋쟁이세요. ㅎㅎ
    그 시절 저 머리 쉽지 않습니다.
    개성 있으면서 세련된 모습입니다.
    아련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1.05.26 10:33

      그당시에도 저렇게나 짧은 스타일은 안했는데
      외국 가면 미용실 가는 게 어렵다고 짧게 자르라고 해서 저만큼이나 짧아졌어요
      저대로 계속 길러서 이듬해 부활절휴가에는 긴 머리가 되었습디다
      그러다가 여름에 뽀글파마를 했어요
      사진에 보이는 저 때는 50킬로여서 실제로 보면 너무 말랐다는 말을 들었어요

'소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옷 이야기.  (0) 2021.06.11
6월 집안 행사 +( 샤넬 백)  (0) 2021.06.02
13년 전의 옷  (0) 2021.05.06
봄 코트  (0) 2021.04.07
인스턴트 팟  (0) 2021.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