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품

옷 이야기.

by 그레이스 ~ 2021. 6. 11.

부산 갈 준비를 하면서 제일 먼저 3일 간 입을 옷을 챙겼다.

병원진료와 은행에 차장님과 상담하러 가면서는 단정하게 입어야 하고,

그리고 여섯시간씩 에어컨을 켜놓은 차를 타야하니까 얇은 긴팔 셔츠가 필요해서 

딱 두 개 있는 실크 느낌의 긴 팔 면 셔츠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아주 오래된 셔츠이지만 별로 입은 기억은 없는...

학교 운동회가 있거나 회사 직원가족 야유회를 가는 때 말고는 

저런 스타일의 셔츠는 안 입는다 

나의 40대 50대 시절에는 외출시에 바지를 입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티셔츠를 입을 일이 없었다 

원피스 투피스 차림이 외출복이었으니 

 

뒤집어서 제조년월을 보니 93년 1월이다 

2000년대 이전의 옷에는 의무적으로 제조년월 표시가 있었다 

 

93년이면 큰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인데 

그 해 봄 소풍에  2학년 10개 반 대표엄마들이 의논중에,

아이들 소풍 보내놓고,

우리도 남은 김밥 꼬투리 싸 가지고 다른 곳으로 소풍 가자고 의견통일이 되어 

그 때 청바지와 입으려고 급하게 사 입은 셔츠이다 

그 이후에는 입었던 기억이 없다가 2000년 이후 여행 가면서 몇 번 가져 갔었고 

100% 면 제품인데 실크처럼 촉감이 좋아서

청바지 속에 넣어 허리를 강조하면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데 왜 자주 안입었는지 의아하다 

아마도 60세 이후부터는 27인치를 넘은 허리를 벨트로 강조해서 수가 없으니 

포기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셔츠를 청바지 밖으로 펼쳐 입으면 허리가 두루뭉실하게 보이니 더욱 싫었을테고.

작년 교통사고 이후로는 허리를 강조해서 옷을 입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려서 

두루뭉실이로 보이는 옷이 더 편하다 

아무튼 28년이 된 셔츠와 여름용 청바지를 입고 부산으로 갔는데 

면바지를 하나 사려고 들린

동네 상가의 옷가게에서  주인여자와 손님으로 온 분이 셔츠 예쁘다고 해서,

차마 28년 된 옷이라는 말 못했다.

 

 

아래는 10년 정도 된 이동수 스포츠의 제품 

실크처럼 감촉이 좋은 100% 면 셔츠

한가지 옷을 계속 입지 않는 습관 때문에 이것도 낡은 느낌은 안 난다  

 

외출복은 딱 한 벌만 구겨지지 않게 옷걸이에 걸어서

자동차 뒷자석 고리에 걸어 가져 갔다 

나머지는 접어서 가방에.

 

  • 여름하늘2021.06.11 23:43 신고

    특히 두번째 티셔츠는
    제가 입어도 무난하게 소화할수 있는
    티셔츠 같아요
    제맘에 드는 컬러이며 무늬입니다 ㅎ
    아래 옅은청바지와 참 잘 어울리네요
    시원해 보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1.06.12 06:21

      두번째 셔츠는 바지색과 똑같은 옅은 파란색이 있어서 한벌 같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티셔츠예요

  • 앤드류 엄마2021.06.12 12:23 신고

    28년전에 구입한 옷이 아직도 사이즈가 맞다는게 신기하네요.ㅎㅎ
    저는 3년전에 입었던 티샤츠가 체중이 많이 증가하진 않았는데
    허리가 굵어져 몸에 너무 딱맞아서 불편해서 못입고 있거든요.
    오래된 옷도 재질과 디자인이 좋으니 오래된 옷이란 느낌이 들지 앟으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1.06.12 16:20

      저렇게 생긴 옷은 어깨는 맞고 품은 곡선이 없어서 너무 크고...
      그래서 폼이 안난다고 안 입게 됩디다
      그때는 허리 26인치였고 옆구리 갈비뼈가 만져 질 정도로 가늘었거던요
      육십세 넘어서도 꾸준히 요가를 해서 뱃살은 없었어요
      블로그에 체중 늘었다고 푸념했을 때도
      한달 이내 정상으로 만들었는데
      이제는 운동을 할 수가 없어서
      적게 먹는 것 말고는 허리를 줄일 방법이 없겠어요

'소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년이 지난 물건들.  (0) 2021.07.07
옷방과 제습기  (0) 2021.06.15
6월 집안 행사 +( 샤넬 백)  (0) 2021.06.02
물려 받은 옷 + 사연 속의 반코트  (0) 2021.05.25
13년 전의 옷  (0)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