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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형제자매들.

여동생 집에 가서

by 그레이스 ~ 2021. 6. 25.

반가운 인사를 하고는

언니가 올꺼라는 생각에 어제 밤에는 설레고 가슴이 떨렸다고 하네.

비가 온다는 예보에 약간 걱정을 했던 모양이다.

 

여동생집이 부산에서 자주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서 일년에 한 번 정도, 가을에 갔었다 

초여름에는 처음이네 

 

여동생과 제부의 안내로 정원을 한 바퀴 돌고... 설명도 들었다.하루에 3시간 이상 꽃밭에 매달려 산단다.

 

다음날 아침에 부엌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에 시계를 보니 6 시가 되기 전이다  

평소에는 다섯시에 나가서 일곱시가 넘어 들어와서 아침을 먹는단다 

동생을 따라 나도 꽃밭으로 나가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산책을 했다 

자정을 넘기고 3시가 되도록 이야기에 빠졌던 두 남자는 늦잠을 자고.

 

사진은 첫 날과 둘째 날 찍은 중에서 골랐다.

 

 

 

 

 

 

수국은 너무나 많은... 곳곳에 심어져 있는데 아직 피기 전이다 

 

작은 귀퉁이에도 심어져 있고, 큰 무리로 동산을 이룬 곳도 있는데

7월에는 수국이 가득 핀 집이 될 꺼란다

 

길고양이 한마리가 새끼를 8마리나 낳았단다.

어미는 새끼 여덟마리를 돌봐 달라는 듯이 혼자 떠났단다.

남은 새끼 여덟마리가 하루 3번 밥 때가 되면 뒷문에 와서 야옹 거린다네 

여덟마리에서 더 늘어나는 건 감당이 안되어 새끼였을 때 동물병원에 가서 중성화 시켰다고 한다 

집 안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아니니까 

야생 기질이 있어서 가까이 가면 멀리 달아난다

 

저녁에는

숯불에 고기 구워먹자고 해서 뜰에서 먹었다 

아래 왼쪽의 산벚꽃나무는

벚꽃이 일찍부터 펴서 오래도록 눈을 즐겁게 해줬다고... 아주 고마운 봄꽃이란다.

 

밥을 먹다가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어서 줌으로 당겨 찍었더니 선명하게 나왔다.

 

 

아침 일찍 동생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설명도 듣고...

 

집으로 들어가는 대문과 울타리만 있을 뿐 도로와 정원 사이에는 담이 없다 

장미 넝쿨을 올려서 문을 하나 만들 꺼란다.

 

 

별별 채소가 다 심어져 있어서 두 사람 먹기에는 충분하다고,

봄에는 날마다 딸기를 먹었고 

 

 

바질은 밖에서 월동이 안되니 

화분에 심어서 겨울에는 집 안으로 옮긴다고 했다 

치자꽃도 마찬가지로, 겨울에 밖에서 살 지 못하는 종류는 화분에 기른다고 

옆의 수국은 집안에 장식하려고 따로 키우는 거다.

 

 

  • 어쩜 이렇게 멋질수가 있나요.
    산을 통째로 정원으로 가꾼건가요?
    여기에 있는 수국과 꽃들은 더 생명력이 넘쳐보이네요.
    각종 채소로 식단을 꾸민 밥상은 건강을 보장해줄듯 합니다.

    아름다운 자매,그레이스님과 동생분에게 하늘의 축복을 기원합니다.

    • 그레이스2021.06.25 08:42

      산 중턱을 깎아 택지로 조성해서
      분양한 단지 안에 제일 뒷쪽의 집이어서
      산비탈과 이어서 있어요
      270 평의 뜰에 경계도 없이 산이 이어져 있어서
      앞산 자락도 개인 소유인 듯이 보입니다
      산에는 두릅이랑 고사리도 많다고 해요
      정원수를 새로 사기도 했지만
      원래 택지로 변경되기 전에 숲속에 있었던
      예쁜 나무들은 그대로 정원수가 되었어요

  • 산세베리아2021.06.25 08:32 신고

    형제들과 나눌수 없는 자매의 애뜻한 정은
    부모님 돌아가셔도 이어지죠?
    막내인 저도 큰 언니가 엄마처럼 느껴지거든요
    가끔 큰 언니 용돈주면서 언니가 엄마니까 오래
    곁에 있어 달라고~~~~낼모레가 80이 가까워 오니
    무릎 수술도 하고 여기 저기 탈이나 속상하답니다.....

    멋진 전원생활
    늘 바쁘긴 해도 제가 부러워 하는 것 중 하나랍니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매의 정을 나누시길요 &&&&

    • 그레이스2021.06.25 10:08

      여동생이 중학생일 때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그 이후 점점... 엄마 역활을 대신하는 언니가 된 것 같아요
      칠십을 넘고보니,
      손자손녀 돌봐주는 지금의 생활이 끝난 후에는 여동생 가까이로 가서 살까~ 라는 생각도 해 봤어요
      서로 의지가 되고 외롭지 않은 노년이 될 것 같아서...

      앞으로 자주 만나자고, 자주 가겠다고 했는데,
      마음만 앞서서 약속을 했습니다만,
      한달에 한 번 가는 것도 쉽지 않겠지요?

  • 여름하늘2021.06.25 10:00 신고

    정말 멋지게 전원생활 잘하고 계시네요
    남들이 전원생활하시는 모습을 보면
    참 좋아보여 나도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만 용기가 없고
    충동으로 일을 저지를수는 없잖아요 에구...
    하루 3시간 이상을 꽃밭에서 사신다 하시니 정말 그러실것 같습니다
    참 좋은 전원풍경 구경 잘 했습니다

    • 그레이스2021.06.25 10:15

      충동적으로 여동생집 옆으로 이사 가서 같이 살자는 말도 했습니다만,
      나는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도, 솜씨가 없어서 정원 가꾸는 생활은 못할 겁니다
      미적 감각 예술적 감각이 꽝이거던요
      실내 인테리어, 비싼 옷이 아니라도 옷을 멋지게 코디해서 입기 ... 그런 걸 너무 못해요.
      솜씨가 없으니 누가 봐도 알수있는 비싼 브랜드의 옷을 입고... 나는 그랬는데,
      동생은 시장옷으로도 멋쟁이가 됩디다
      그 건 타고난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이사 간다면 처음에는 잘 꾸며놔도 6개월만에 촌집이 되어버릴 거라고 했어요

  • 키미2021.06.25 12:28 신고

    어머...정말 아름다운 마당입니다.
    주인의 손길이 얼마나 많이 갔을지 딱 봐도 알겠네요.
    저도 시골살이하는지라, 잡초 제거에 아마도 늘 마당에 사셔야 할 겁니다.
    오늘 새벽에 저도 풀을 낫으로 좀 베어냈습니다.
    그냥 놔 두면 아마 쑥대밭이 뭔지 알게 됩니다. ㅎㅎ

    저도 맏이라 여동생한테는 늘 마음이 갑니다. 친정엄마 돌아가시고는 여동생이 더 저에게 의지를 합니다.
    여동생은 이제 6월 말로 은퇴를 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일 했으니 이제 쉬고 싶다네요.
    쉬면서 손자를 돌봐준답니다. 아들 며느리가 병원일이 바빠서 집안 살림이 말이 아니에요.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 안사돈이 힘들다고..좀 도와주러 가고, 쉬고, 운동도 하고..그렇게 노후를 보내고 싶답니다.

    동생분이 그레이스님과 닮으셨네요. 멋있으세요. 두 분 다..
    전원 생활은 지금 부산 정도가 좋으세요. ㅎㅎ
    동생분께는 가끔 놀러가시면 되죠.

    • 그레이스2021.06.25 12:37

      작년 9월에 이태리에서 결혼식을 하려고 했던 둘째딸이 이번 9월에 결혼식을 합니다
      그래서 여동생부부는 9월 초에 밀라노로 갈 꺼고요
      8월에 두번째 백신을 맞는다고 합디다
      서울에서 신혼살림을 할 꺼라서
      아기를 낳으면 동생이 주중에는 도와줄 생각을 합디다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오고요

      제부가 첫 직장 퇴직후
      제 2 직업으로 대학에서 강의하던 거 작년에 만 65세 퇴직하고
      은퇴자의 취미생활을 동생을 도와 정원가꾸기로 택했나봐요

      동생부부는 체질상 살이 안찌는 것도 있겠지만 매일 저렇게나 부지런하니
      살이 찔 수가 없겠어요
      날씬한 정도를 넘어서 둘 다 야윈 몸매더군요

  • 데이지2021.06.25 14:28 신고

    참 아름다운 정원이네요! 꽃을 가꾸는 마음, 오랜만에 언니가 오길 설레며 기다리는 마음, 잘 느껴집니다.

    • 그레이스2021.06.25 15:22

      걱정꺼리가 있거나 심란할 때도
      풀을 뽑고 화단을 정리하다보면 잡념이 없어진다고
      노동이 최고의 치료약이라 합디다

      여동생은 육남매중에서 가장 예술적인 기질이 강한 아이였어요
      중학생 시절에는 그림을 전공했으면 좋겠다고
      선생님이 부모님 설득하려고 집으로 오시기도 했어요

      언니가 보고싶었다고 해서
      동생의 말에 저도 울컥했어요
      헤어지면서도 한참을 서로 포옹하고 있었어요

  • Silky2021.06.25 23:14 신고

    참~ 아름다우신 자매님들 이시네요?
    어머님이 일찍 가셨으니 더욱 애틋하시겠지요!
    저도 언니가 있긴 한데, 울 엄니의 별난 편애로 인해 언니는 제게 애틋한 마음은 없는 것 같아요!
    언니가 워낙 착하고, 약간은 고집있는 뚱한 편인데다 대학 때 수원에 있던 농대로 진학하는 통에 4년네 기숙사 생활을 하고 주말에나 집에 다녀가곤 했어요.
    항상 집에서 학교다니고, 큰 오라버님이 가라던 여대에 다녔어서, 엄마를 포함 위로 세 오빠들의 사랑을 어쩜 독차지 한 셈이지요.
    언니는 항상 그게 불만이었구요.
    자랄 때 알게 모르게 내재화되는 인성은
    이렇게 같이 늙어 가면서도 잘 바뀌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언제나 언니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더욱이 저는 결혼 후에도 외국 생활이 비교적 잦다 보니 공통이 관심사가 없어져 그런가?
    더욱 더 멀어지는 느낌이라 언니 생각 때마다 짠~ 해지며, 왜 그런지 마치 내가 언니 였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있구요.

    • 그레이스2021.06.25 23:47

      우리 형제자매들이 좀 유난스러운 점이 있어요
      오빠와 저는 맏이로서의 책임감을 많이 의식하면서 살아왔고... 그 게 습관이 된 듯 합니다.
      제부는 서울공대 금속과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다가
      회사에서 선발되어 동경공대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돌아와서 중역까지는 무난했으나 ...
      두번째 직장으로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정년이 되어 퇴직했어요
      몇년 전 은퇴 이후 생활을 염두에 두고 시골에 자리 잡았고요

  • 앤드류 엄마2021.06.27 03:00 신고

    동생분께서 언니의 방문을 설레고 가슴떨렸다니, 자주 만나 함께 하셨슴.
    정말 아름답네요. 매일 3시간씩 정성을 들인 보람도있네요.
    농사도 전문 농사꾼처럼 잘 지어시고, 화초도 그렇고.
    하윤이 할아버지께서도 저런곳에 사시고 싶어하실듯.

    • 그레이스2021.06.27 10:53

      동생집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서해바다입니다
      안면도 맞은 편 해안이예요
      바닷가에 고객을 기다리는 영업용 낚시배가 줄지어 있습디다
      남편은 처제의 정원을 즐기면서
      또 낚시도 할 수 있으니 그동네 가서 살고싶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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