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이 생일이라고,
일요일 오전에는 수영장 시설이 좋은 캠핑장에서 놀았다고 카톡으로 사진이 왔었다
물놀이를 하고 놀다가 수영장에서 나오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파라솔 아래 바구니 형태의 쉼터가 있네.
플라스틱 탁자와 의자가 아니라서 아이들이 많이 좋아했겠다.
얼굴이 타지 말라고 날개가 있는 수영모자를 썼건만
수영장이 아닌 바깥에서 발갛게 태웠더라
수영장에서 노는 게 재미있어서 예정보다 늦게 돌아왔다고
집에 가서 옷 갈아입지 않고 그 차림 그대로 왔다.
할아버지는 발갛게 익은 뺨이 귀엽다고 사진을 찍자고 하신다
동영상을 보니
나도 옷을 갈아입었으면 좋았을 것을...
케이크를 한 조각씩 나눠 먹고 냉동고에 넣어 둔 아이스크림도 먹고
요즘 하윤이 하영이가 좋아한다는 스타워즈 영화를 봤다
작은아들이,
스타워즈 영화가 출시된 게 1983년 6월이었다는데
영국에서 상영되자마자 영화 보러 갔었다고...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을, 학교에서 큰아들 친구 벤에게 듣고 와서
주말에 킹스톤 가서 영화 보고, 햄버거 사 먹었던 옛이야기를 하네
그때 작은아들은 여섯살이었다
딸 둘이면 만족하다고
셋째는 생각도 안했는데 피임에 실패해서 아기가 생겼고,
며느리가 카톨릭 신자라서 딸 셋이라도 키우겠다 합디다
나도 잘 생각했다고 하고 축하인사를 했고요
그랬는데 나중에 보니 아들이었어요
더욱 잘된 일이라고 기뻐했습니다
아이들 생일에 정성을 들이는 건 자라 온 환경의 영향이 큽니다
친정은 5대 선조에서부터 자손이 귀해서 독자로 이어지는 집안이었어요.
증주부께서 독자였고,할아버지는 형제였고, 아버지는 또 독자였고요
딸도 없는 외아들이었으니
할머니는 아기가 태어나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했겠습니까
그런 연유로 나는 70년 전에 태어났으면서도 축하 받고 사랑 받았어요
물론 오빠가 훨씬 더 위함 받았지만요
할머니는 우리들의 생일 때마다
따로 상을 차려서 정성껏 기도를 하고 아이의 건강과 행운을 빌어주셨어요
어릴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랐으니
두 아들이 아기였을 때부터 생일에는 정성을 쏟았고,
손녀 손자가 태어난 이후로는
멀리 부산에 살면서도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아이를 위한 기도를 했습니다
하윤이는 8월 16일이 생일이니까
그 날짜에 맞춰서 작은아들이 여름휴가를 부산으로 와서
해마다 내가 생일파티를 해준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