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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아들의 선택

by 그레이스 ~ 2021. 10. 7.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북을 열고 블로그에 들어오면,

밤 12시부터 아침 사이에 블로그 방문자들이

최근의 글보다 과거의 글 중에서 어떤 글을 읽었는지 확인해본다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알 수 없으니 나도 다시 읽어보다가...

그때는 그런 생각을 했구나~ 놀라기도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젊은이에게는 지금 읽어봐도 적절한 조언이었다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오늘 읽은 몇 편중에서 아들의 선택은,

큰아들이 영국에서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있을 시기인데,

아버지가 다녀 가라고 부탁해서 한국에 온 아들이 

홍콩에서 인터뷰가 있다고 하길래

우리도 여행 삼아 따라가서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을 다녀오고  

또 일주일 후에는 

도쿄에 가는 아들을 따라,

2박 3일 일정으로 우리도 갔다가 아버지는 먼저 서울로 가시고

엄마와 아들 둘이서 2박 3일 더 연장해서 교토에 갔었다 

 

아버지는 그 당시 업무상 바쁜 중에도,

아들과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함께 여행을 하는 게 가장 좋은 기회라고 하셨다 

...........................................................................................

 

아들의 선택 (2009년 4월 12일 글)

 

진지하게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여행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24시간을 같이 있고, 감정의 맥이 끊기지 않는 - 그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니까)

그래서 홍콩과 일본으로 두번에 걸쳐서 같이 여행을 했었다.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은,

이번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으라는 말씀.

한국에 들어와서 직업을 구하라는... (그리고 또 하나 금융이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하라는...)

 

지금처럼 외국에서 생활하면 30대,40대 까지는 그 생활에 만족하면서 살겠지만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핵심인물이 될 수 없는 인종의 장벽과 그 사회의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 등등

50대 60대 이후 남자가 느끼는, 

사회가 나의 능력을 알아주고 내가 그동안 사회에 이바지한 가치를 남에게 인정받는 자부심은

돈으로 환산할수없는 즐거움이라고... 많은 경험과 주위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셨다.

 

마음이 복잡했을 아들은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아버지의 의견과는 별도로 내가 한마디 더 보탰다.

 

결혼해서 영영 외국에서 살게 된다면...

태어나는 애기들,

그 자라는 모습,

귀여운 재롱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포기해야겠구나,

나는~~~ 참 쓸쓸하고 허무한 생각이 든다.

유학 보내지 말껄~

 

우여곡절 끝에,

영국으로 돌아가는 예정된 날짜를 미루어놓고,

서울에서 면접을 본다고 전화가 왔다.

 

.....................................................................................

 

괜히 유학 보내서 아들을 잃게 생겼으니, 나는 인생을 헛살았다고 푸념하면서,

서울에 와서 결혼하고 딱 5년만 살다가 

다시 외국으로 간다면 그때는 반대 안 하겠다고 했었는데,

 

12년 전의 글을 읽어보니 

그 당시 내가 원하던 것들이 모두 이루어졌네 

 

  •  
    • 그레이스2021.10.07 13:18

      부산에서 살 때도 한달에 한번씩은 손주들 보러 올라 왔습니다만
      가까이 이사를 하고보니
      훨씬 더 좋은 유대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 맞아요..
    이렇게 예쁜 손주들을 못 본다면 ~~~
    생각하고 싶지도 않으시죠?
    가까이 있어야 가족인 것을요~~~^^

    부모님 말씀을 따르는 아드님도 훌륭하지만
    늘 존경받으시도록 부모님의 역할을 잘하신
    두분이 더 훌륭하십니다

    늘 건강하세요!!답글
  • christine2021.10.07 12:19 신고

    제보기엔 그레이스님 가족은 그레이스님께서 건강만 하신다믄 진짜 완벽합니당^^ 항상 건강하세용!!

    답글
    • 그레이스2021.10.07 13:24

      건강을 챙기라는 말에
      체중조절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
      카톡에도 썼지만
      다음주말 조카의 피로연에 참석하려고 입을만한 옷을 골라 놓으려고
      오전에 가을 원피스는 다 꺼내 입어 봤다
      허리가 어마무시하게 늘어났으니 어느 옷이 맞겠냐고?

  • 바다2021.10.07 13:02 신고

    현명한 아버지의 조언에 따른 아드님,
    지금은 그 말이 맞았구나..하겠군요.
    자라나는 네 손주 보는 모습,
    저도 너무 즐겁습니다.
    건강하고 늘 행복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10.07 13:32

      그당시에 아들이 반론으로 했던 말 중에,
      자식교육을 위해서,
      훨씬 더 자유로운 사회여건을 위해서 ,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이민을 해서라도 외국으로 나가려는 젊은이가 많은데,
      외국에서 살고있는 자기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건 억울한 선택이 아니냐고 합디다
      아버지가 그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답변을 해주셨어요

      유난히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님이
      아들이 외국에서 살겠다는 결정으로
      손주들과 추억쌓기도 못하게 되는 상황을 제일 크게 고려했을 겁니다

  • 여름하늘2021.10.07 22:31 신고

    아드님이 선택을 잘 할수 있도록
    조언을 참 잘해주신 부모님이십니다.

    지인은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는데
    그곳에서 중국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되었다며
    아주 재력이 있는 집안이라고 자랑을 하던데
    저는 하나도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중국인하고 결혼을 했으니 앞으로 한국으로의 귀국은
    절대 없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들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데요

    답글
    • 그레이스2021.10.08 07:11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설득과 조언이 아들의 생활을 바꿔놨구나 싶어요

      아들이 유학가서 외국인과 결혼하면....
      어쩌다 한번씩 아들과 통화하는 것 말고는 며느리나 손주들과는 대화도 안되잖아요?
      상상만 해봐도 참 슬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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