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0월 24일.
그 당시는 10월 24일은 공휴일이었다
우리나라는 유엔에 가입하지도 못했으면서 유엔을 기념하는 날이 있는 것은
6.25 전쟁을 유엔 덕분으로 막아냈으니 감사한 마음에서 기념하는 날이 되었을 거다
아무튼 앞으로 결혼기념일이 공휴일이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10월 24일로 정했었다
이번에는 일요일이어서 서울 아들 집에서 맞이하게 되는데
어쩌지.... 며칠 전부터 생각이 복잡했다
부산으로 이사 가서 두 아들과 떨어져 살았던 이후로는 부부 둘이서만 보냈는데...
일요일에는 할로윈 관련 행사가 있다고 해서
토요일 점심에 음식을 배달시켜서 먹고,
케이크는 윤호가 아이스하키를 마치고 늦게 와서 저녁식사 후에 먹었다
윤호가 왜 케이크가 있냐고 물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결혼한 날이라고 했더니,
엥~??? (노인들이 결혼이라니.... 무슨 말이냐는 반응이다)
아주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결혼해서 유준이처럼 아빠가 태어난 거라고 설명하고
해마다 생일파티를 하는 것처럼 결혼한 그날을 축하하는 거라고 했더니
결혼기념일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러면 얼마나 오래 되었냐고 묻는다
빵집에서 받아 온
작은 초를 다 꼽고 싶다는 아이들 의견에 케이크가 고슴도치 모양이 되었다
밥을 먹은 직후라서 미처 밥그릇도 다 치우지 못했다.
무슨 노래를 부를 거냐고 물었더니
생일 축하 노래를 영어로 불러 줄 거란다
아이들이 노래 부르는 동영상은 아들이 찍었다
2014년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큰아들 부부가 큰 선물을 줬었다
세계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 든 지
비용이 얼마나 들 든 지
무제한으로 다 드리겠다고 만들어 준 카드를 아직도 사용을 못했다
2015년 봄이나 가을에 가겠다고 했었는데
남편이 완강하게 반대를 해서(보름씩이나 외국여행을 가는 게 말이 되느냐 장거리 비행기를 타는 자체가 싫다)
그러면 10일 일정으로 영국 다녀오자고 설득을 했으나
자기는 가기 싫으니 혼자 가라는 말도 안 되는 거절에 나도 못 가게 된 사연이다
어제
여행 교환권이 아직도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나 혼자라도 가 볼까... 상상을 해 본다
-
결혼 47주년 축하드립니다.
답글
올해는 손주들이 있는곳에서
기념일을 맞이하셨으니
축하도 많이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셨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
축하드립니다~~~~~!!!
답글
여행교환권 그때 못 가셔서 참 아쉽습니다. 다음 해라도 가셨어야 하는데..
일본 다녀오세요. 온천에 가셔서 푹 쉬시고, 한적한 곳 거닐면서 힐링도 하시고..
47주년 축하드리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
결혼 기념일 축하드립니다
답글
여행카드 너무 아깝네요~~~
두분이 훨훨 여행 다니시면 좋으실텐데~~ㅠㅠ
코로나 조금 잠잠해지면 일본이라도 다녀오세요&&
늘 건강하세요^^ -
결혼 기념일 축하드려요~ 예전에 여행권 쿠폰 올리신글 기억나요 ㅎㅎ퍼뜩 몸 회복하셔서 같이 다녀오세용!! 혼자가시는건 무리시니 꼭 설득하셔서 좋은여행하시길 바래요~
답글
10월24일이 공휴일이였다는건 그레이스님 글읽고 첨 알았네요~ 그러고 보니 외교관 지인들중에 한국전 참전국가 소속 외교관들과 국방무관들은 10월중순때 부산에있는 UN공원가서 참전기념식하러 갔었네요^^-
그레이스2021.10.25 13:59
세월이 그렇게나 흘렀더라구
50주년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우리부부만 가자고 하면 또 싫다고 할까봐
동생부부와 같이 가는 방법을 궁리중이다
전화해서 의논해봐야 겠네
검색해보니
유엔데이는 1950년 9월에 공휴일로 정해졌고
1975년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면서
유엔 군인이 전쟁에 개입한 것을 기념해서 공휴일로 정한 것을 항의해서 1976년부터 없앴다고 하네
우리세대는 어려서부터 쭉 공휴일이었고
해마다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는 포스터를 그리고 행사를 했으니
우리세대는 모두 유엔데이를 친숙하게 기억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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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2021.10.25 21:05 신고
그레이스님!
답글
결혼기념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결혼기념 여행을 혼자 가라셨다는 할아버지, 유머감각도 뛰어나시네요. 공무출장이 많으셨기에 장거리 비행이라면 완전 질리셨을 듯해요. 젊어서 멀리를, 나이 들어서는 가까이로 여행하라는 얘기가 저랑은 무관한 줄 알았는데요. 인제는 체력이 많이 약해져서 건강할 때 하고 싶은 일들 다 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그레이스2021.10.25 22:48
감사합니다 데이지님~^^
아무리 여행이 싫어도 그렇지... 혼자 가라는 게 말이 됩니까요?
오늘 여동생과 통화를 하면서
형부가 화를 낼 정도로 싫다고 해서 여행을 못 갔다는 푸념을 했더니
옆에서 듣고 있다가
이미 충분히 다녔으면서 어째서 또 가고싶냐고 묻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14년에는 펄펄 날아다녔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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