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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만 75세 생일.

by 그레이스 ~ 2021. 11. 22.

아버님 생신에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

2 주 전에 작은며느리의 전화를 받고 그제야 남편 생일을 떠올렸다 

달력을 넘길 때

기억해야 하는 날은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적어놓는데

이번 달에는 월 초에 그런 표시도 안 하고 넘어갔네

음력 10월 18일이 22일이구나 

월요일이니 하루 당겨서 일요일에 점심을 먹도록 하자 하고는

구체적인 건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다 

 

큰아들 네 아이들 4명을 데리고 다 같이 움직이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니 

토요일은 큰아들네와,

일요일에는 작은아들네와 밥을 먹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놓고 

우리가 입주 이모님이 돌아오기 전에

큰아들 집에서 나와야 하니 우진이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는 의견을 가지고 

토요일 서울 가서 큰며느리에게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했더니

때마침 두 분 아버지의 생신이 겹쳐서 잘 되었다고 반가워한다 

친정아버지의 생신도 그날이어서(사돈댁은 양력으로)

아이들 데리고 일찍 친정으로 출발해야 하니 

아버님 어머님께서도 마음 편하게 일찍 가시라고 한다 

그렇게 교통정리를 해놓고,

점심식사는 한우 숯불구이집을 예약하자고 했다.

 

소나무가 있는 풍경 - 수지 직영점.

휴대폰으로 확인하니

작은아들 집에서도 가깝고 우리 집에서도 15분 거리다 

서울에서 와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야 하니 식당에서 만나는 시간을 1시로 정했다 

큰아들 가족이 10시 반에 출발하고

(아이 넷 데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걸 도우려 남편은 짐을 들고 따라갔다가 와서)

우리도 곧장 나왔으니 12시 전에 보정동 우리 집에 도착했다

 

시간이 넉넉하니 잠시 쉬다가 나갈 생각이었으나 

어느 옷을 입을지 입어보느라 침대 위에 옷이 널브러졌고 무려 40분이나 허비했다

옷은 차려입었으나 화장은 하기 싫어서

세수한 맨 얼굴에 입술만 그리고 20분 전에 집을 나섰다

 

먼저 도착한 하윤이 하영이 하준이는 아빠와 케이크 사러 간다고 나오다가 우리와 마주쳤다

나중에 박스를 열고 보니 

빵집에 도착하고 보니 아이 셋이 사고 싶은 케이크가 다 달라서 

아이들 각자 먹고 싶은 종류별로 고르라 하고, 어른들 몫으로 3 개 더해서

조각 케이크 여섯 개를 합쳐서 포장해 왔더라 

 

생고기와 양념갈비로 나눠서 주문해서 

충분히 먹고도 갈비 하나는 남아서 포장해서 가져왔다 

23만 원으로 충분하니 우리 가족은 어른도 아이들도 대식가는 아니다 

 

아이들이 생일 축하 노래 부르는 걸 동영상으로 찍는 며느리

하윤이 하영이는 할아버지 옆에 앉아서 내 사진에는 찍히지도 못했네

아들도 며느리도 동영상으로 찍어서 블로그에는 생략이다

아이들 셋이 원하는 조각을 가져가고

남은 3 조각은 어른들은 하나만 나눠서 먹고 2 조각은 남았다 

 

 

토요일 밤에

윤호 유라 윤지와 며느리의 축하노래를 듣는 할아버지 

아들은 서서 동영상 찍는 중이다

 

아이스하키 갔다가 늦게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나니 8시나 되어

저녁밥을 먹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에 다시 식탁으로 와서 아이들 차림이 영...

유라가 가지고 있는 건 급하게 만든 포장인데 

할아버지가 받아서 열어보니 롤리팝 사탕이 4개 들어있었다 

 

 

어느 옷을 입을지 난리 법석을 떨었던... 내 옷차림은,

회색 스웨터와 회색 바지에 얇은 모직코트를 입었는데

밥을 먹을 때는 썰렁해서 캐시미어 숄을 두르고 있었다 

숄을 두르고 있으니 겉옷을 더 입은 듯이 따뜻해서 코트가 필요 없었다

 

아주 추운 날씨가 아닐 때는 얇은 코트를 입는다 

어느 것을 입을지 입었다 벗었다 반복했던 약간 더 두꺼운 모직코트 

 

정작 생일날에는 

점심을 일식집에 가서 생선초밥 먹자는 내 말에

남편은 생일파티를 두 번이나 했는데 하면서 시큰둥하다 

큰며느리 작은며느리 양쪽으로 봉투를 받는 거 봤는데

그 걸 보여주지도 않고 혼자서 다 쓰실 셈인가?

.....................

추가로 올리는 사진.

남편의 칠순 생일에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할 거라는 큰아들의 전화를 받고

내가 새 코트를 사 입었다면 누가 들어도 놀랄 일이다 ㅎㅎ

기억은 안 나지만 남편은 내가 권해도 새로 옷을 사는 건 거절했을 거다.

서울의 일류 호텔에서 식사를 한다는데,

폼생폼사 ... 나는 새 옷이 필요한 사람이지

 

2015년 11월,

윤호 유라가 태어나기 며칠 전 일요일이다

호텔에서 

레스토랑 들어가기 전.

 

 

  • 생일에 일어난 디테일한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와요.
    매일의 일상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은 두뇌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엄마도 치매 예방 차원에서 약을 조금 드시고
    매일 가계부를 쓰십니다.
    분홍색 숄과 꽃 무늬의 외투들이 화사해 보입니다.
    저도 젊었을때는 회색과 검정 옷을 잘 입엇는데
    나이가 드니 젊어서 유치하게 생각했던 꽃 무늬와 화사한 색이 좋읍니다.
    또 케익을 한 덩어리로 사기 보다는 다른 종류로 모아서 사는 것도 신기하군요.
    아저씨의 생일을 축하드려요.

    답글
    • 그레이스2021.11.22 09:32

      고맙습니다~^^
      지난번에 친정어머니께서 88세 연세에도 건강하게 생활하신다는 댓글에
      순옥님에게는 큰 복이라는 인사를 먼저 하고싶었는데
      휴대폰으로 답글을 쓰면서 서두르느라 빠트렸어요
      어머님께서 건강하셔서 자녀들은 얼마나 감사한 마음일지... 부럽습니다

      레오나드 옷들은 코트 투피스 원피스 거의 다 화려한 꽃무늬가 있어요
      어제 입었던 코트는 2007년 11월이니까 14년이 되었고,검정바탕에 꽃무늬는 남편의 칠순에 샀던 겁니다
      칠순이 된 본인은 아무것도 안 샀는데 남편 칠순기념으로 내가 새옷을 샀으니... 어이가 없지요?ㅎㅎ

      케이크는 아이들이 각자 원하는 걸로 조각 케이크 여러개를 사는 것도 참신한 아이디어였어요
      아이들 누구의 마음을 상하는 일도 없이 다 만족하고
      어른들도 골고루 먹어보고요

  • 여름하늘2021.11.22 09:25 신고

    하윤이 할아버지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손주들이 많으니 생신날은 축하노래도 풍성하고
    축하인사를 흡족하게 많이 받으시니
    정말 행복한 하루가 되실것 같습니다.
    코트색깔이 화려하고 따뜻하게 보이고 참 멋스럽고 예쁩니다.
    행복한 오늘 하루 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11.22 09:44

      고맙습니다~ 금희씨^^
      몇년 전에 친한 언니들이 말하기를,
      자녀가 다 결혼하고나면 생일이 하루로 끝나는 게 아니고 며칠 연속으로 생일밥을 먹게되어 생일주간이라고 합디다
      그 중에는 친구들과 밥먹는 것도 포함해서요
      생각해보니 나도 집에서 먹는 생일밥 말고도
      같이 모임을 하는 친구들 3명이 해마다 근사한 곳에 가서 생일밥을 사 줬었고,
      며느리가 송금을 해줘서
      남편과 외식도 했으니 생일 때마다 서너번은 생일밥을 먹었더리구요
      이번에 남편은 손자손녀의 축하를 받아서 너무나 행복한 할아버지라고
      아주 많이 흐뭇하십니다

      어제 입은 저 코트는 14년이나 된 헌옷인데도
      코트중에 가장 좋아해서 해마다 11월말에 입게 됩니다
      이른 봄에도 입고요

  • hi2021.11.22 10:08 신고

    싸이트를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꾸며 나가시네요.
    남편님께서 아주 미남이시고 잰틀하게 보이시네요.
    저렇게 잘생긴 남편과 왜 각방을 쓰시나요?
    아침에 일나서 남편의 잘생긴 profile 을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으실텐데...

    답글
    • 그레이스2021.11.22 10:43

      ㅎㅎㅎㅎ~ 잘생겼다는 말을 남편이 들었다면 얼마나 좋아할지...상상이 됩니다
      방을 따로 사용하는 건 낚시에 정신이 팔려
      밤낚시를 갔다가 한밤중이나 새벽에 돌아오는 날이 많아져서 서로 수면에 방해가 되고
      또 평소에도 밤중에는 깨어있고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는 남편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나는 서로 안맞아서
      60대 중반부터 남편은 아랫층 안방을
      나는 2층 침실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친척이 오거나 아들가족이 와서 안방에서 같이 자는 경우에는
      킹사이즈 침대라도 서로 방해돨까봐 조심하느라 잠을 설치게 됩디다
      혼자서는 옆으로 누웠다가 뒤집었다가
      헤엄을 쳐도 되잖아요.

  • 키미2021.11.22 11:25 신고

    생신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한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모든 가족들도, 특히 그레이스님의 건강도 아울러 기원합니다.
    조각 케잌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1.11.22 12:46

      고맙습니다~ 키미님
      남편에게 인사를 전할게요~^^
      (여러번 사생활 이야기를 해서 원주의 키미님도 도쿄의 금희씨도 남편이 잘 알고 있어요)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니 남편의 칠순에 서울 와서
      큰아들부부 작은아들부부 그리고 하윤이가 참석했던 이후로
      이렇게 온가족의 축하 받은 건 처음이네요

  • 산세베리아2021.11.23 12:47 신고

    생신 축하드립니다
    여러번 촛불을 끄시고 온 가족의 축하 받으시는
    축복이 최고십니다!!
    두분 늘 건강하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11.23 13:26

      남편 생신에 자손들이 다 함께 밥을 먹고 축하를 받았던 건 아주 오랫만입니다
      찾아보니 6년 전 칠순생일에
      하윤이 하영이가 할아버지와 같이 찍은 사진이 있습디다
      (칠순은 만으로 계산한 나이가 아니고 세는 나이라서 만으로는 69세이고요)
      그 사진을 복사해서 추가로 붙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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