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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몇 인분 만드는 걸까?

by 그레이스 ~ 2022. 4. 12.

점심을 먹고 잠시 방에 와서 누워있는 사이에 

부엌에서 무엇을 하는지 도마 소리가 요란하다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라서(무엇을 하든 말 안 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냥 있었고 

나중에 나가보니 

당근 버섯 가지를 어마무시하게 썰어 소금을 뿌려놨다 

여기에 양파와 대파가 더 들어갈 거고

 

오징어와 소고기도 나와있는 모양새를 봐서는 

중국식 잡탕이 될 것 같은데 

남편은 정통방식의 소스를 만들지 않고 두반장으로 손쉽게 하니까 

소고기 볶다가 오징어 볶다가 두반장으로 간하고 야채 볶은 후 부족한 양념 더해서

전분으로 농도 맞추는 음식이 될 거다

 

아무튼 참견 안하기로 했으니

10인 분을 만들어 놓더라도... 구경만 해야지 

 

  • 모처럼만에 댓글에 일등입니다.ㅎ
    그레이스님 남편분이 요리를 하실때
    옆에서 조금이라도 참견(?)을 하시면 싫어하시는가 봅니다.
    그렇다면 죽이되던 밥이되던 그냥 모른체 하시는게 서로에게 나을성 싶네요.
    양이 많으면 남편분께서 여러번 드시면 되구요.
    남자들 음식 안하시는분들 많은데
    그래도 그레이스님
    남편분은 요리를 하시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나게 드시기만 하면 될거 같아요.
    저도 남편이 음식을 만들때 옆에서
    특히나 양념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엄청스레 싫어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럴땐 전 거실에서 조용히 TV를 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4.12 20:54

      내가 참견하는 걸 싫어해서
      어떤 순서로 볶거나 어떤 소스를 넣거나 말을 안 하고
      다 만들어졌을 때 맛있으면 같이 먹고 내 입맛에 안 맞으면 혼자 드시라고 합니다
      재료를 딱 절반으로 줄이면 좋으련만 그 조절을 못하시네요
      작년 일년내내 피클을 엄청 많이 만들어서 아직도 큰 사이즈 병으로 김치냉장고 한 칸을 차지하고 있어요
      여기 이사와서는 취미생활 할 게 없으니소일꺼리 삼아 이것 저것 만드는 것 같아요

  • Silky2022.04.13 10:42 신고
    저는 참으로 부럽기 짝이 없는 부군 이십니다.
    제 남편은 이날 이때까지 전기 밥솥으로 무쟈게~ 질게 밥 앉쳐 놓는 것 빼고는
    어떠한 요리도 할 줄 모릅니다.
    제가 외출할 때는 심지어 통 배추 김치를 먹기 좋게 썰어서 담아 놓지 않으면 김치도 못 먹구요.
    있는 반찬도 마이크로 웨이브에 돌려먹으라고 미리 말하지 않으면
    그저 김과 김치, 냄비에 남아 있는 찌게나, 국으로 떼 웁니다. 아님 동네에서 사 먹거나요.
    그래서 전에는 혼자 여러날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나, 외국 여행하는 것을 극히 싫어 했지요.
    어쩔 수 없이 막내 아들이 고교부터 대학 졸업까지 외국유학을시작하니,
    저 혼자 데리고 있거나 한국을 오가며 챙길때는 파출부의 도움이나 동네 반찬가게 아줌마와 친해지며 혼자 해결하게 되더군요.
    요즘은 은퇴 후에 어디던 다시 같이 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니 예전의 ":따로 또 같이" 때가 많이 그립군요.답글
  • 그레이스2022.04.13 12:52저희집은
    30대 젊은시절에도 휴일에는 남편이 직접 음식 만들어서 아이들과 아내에게 예쁘게 차려 주는 걸 좋아했어요
    어미새가 벌레를 물고와서 새끼들 하나씩 먹여주는 것 처럼
    그런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남자였어요
    두 아들도 너댓살부터 그랬으니
    나중에는 양파도 까고 마늘도 까고 ... 자연스럽게 아버지 도와서 음식 만들 줄 알게 되고요
    은퇴 전에는 어쩌다 한번 특별한 행사처럼 솜씨를 뽑냈으니
    저도 맛있다고 솜씨가 최고라고 남편을 붕붕 띄우는 찬사를 했어요
    30대 40대 50대를 그렇게 살았으니
    은퇴 이후에는 솜씨를 발휘하겠다고 큰소리 팡팡 쳤었고...
    그러다가...
    지금은 자기가 대단한 솜씨를 가진 것으로 착각을 하고 계속 오버를 합니다
    뒤늦게 맛없다고 하면 충격을 받을 거라서
    당신 맘대로 하지말고 정식 레시피로 만들면 더 맛있겠다고 하는 중입니다
  • 키미2022.04.13 15:22 신고

    ㅎㅎ 와우~!!! 양이 많군요. 워낙 마음이 커서 손도 크십니다.
    맛있게 드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2.04.13 16:47

      아직도 어깨 아픈게 다 낫지 않아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도수치료를 했더니
      운동을 한 것처럼 피곤해서
      더구나 계속 비가 오고있으니 나른해서 점심 이후에 낮잠을 잤습니다
      일어나니 4시가 넘었네요

      2년 전 사고이후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임시 주부노릇을 하던 그때
      큰 냄비 가득 찌개를 끓이고, 야채 샐러드를 한통 해놓고 ... 난리도 아니었잖아요
      2년이 지나도 아직도 양 조절이 안됩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야채가 너무 많아서 궁중팬에 두 번 볶아냈어요
      그러니... 절반은 소분해서 냉동실에 들어갔습니다
      냉동했던 음식이 어떤 맛일지 ... 그 고민은 다음에 하는 걸로

  • 생강차2022.04.14 09:04 신고

    님께서도 맛있게 드셨나뇨?
    아저씨가 요리를 하시니 여자들의 마음을 아실 것 같아요.
    열심히 만들었는데 아이나 배우자가 잘 안 먹을 때의 섭섭함 같은 것.
    가지와 야채를 절인다는 것을 보고 엉터리 주부인 저는 놀랐어요.
    가지는 쪄서 무쳐 먹는 정도만 알았는데 절여서 짠 후에 볶아도 맛있겠네요.
    예전에 티비에서 보니까 은퇴한 남자들이 복지관에서 요리를 배워 가족들에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엇어요.
    제가 어제 시장을 지나가다 한 식당에 사람들이 가득 차서 들어가보니
    정식, 선지 국밥, 추어탕이 8천원 하는데
    반찬이 10가지 정도 조금씩 나오는데 모두가 맛있어서 반찬을 다 비웠어요.
    나이든 부부가 둘 만 살면 반찬이 빨리 안 없어져서
    두고 두고 먹으면 지겨우니 적게 해야 되겠지요.
    저도 자랄 때 대식구로 살아서인지
    한 번에 많이 해서 저희 남편이 항상 적게 하라고 합니다.
    제 딴에는 적게 한다고 해도 항상 남게 되요.
    제가 몇 년 전에 딸이 애를 낳아 미국에 두 달 가 있었는데
    저희 남편이 자기는 밥을 일 인분씩 매번 해먹었다고 하더군요.
    고기는 일인분씩 소분해서 요리해 먹어서 음식이 남지가 않았다구요.
    그리고 플라스틱 저장 용기를 건강에 안 좋다고 버리라고 큰 봉투에
    모아두었더군요.
    아는게 많으니 잔소리가 너무 많아서 지금은 듣고 한 귀로 흘립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4.14 09:28

      아는게 많으면 잔소리가 많다는 말에
      당하는 사람 기분이 어떤지 너무너무 공감합니다.ㅎㅎㅎ
      다시 덧붙여서,
      내가 남편에게 잔소리하는 건 절대로 용납 못한다 하면서
      남편은 나에게 사소한 것도 지시를 합니다
      관리비를 입금했냐
      세금은 월말까지 기다리지 말고 오늘 입금해라
      수십년 내가 하든 일인데 그런 걸 왜 참견하냐고요?

      야채를 저렇게 절일 때는 잠깐만 절여 채에 받쳐 두면 꼭 짜지 않아도 됩니다
      고기와 해물을 볶아서 야채를 넣고 두반장으로 간을 맞추면(설탕 조금 넣고) 누가 해도 다 맛있게 됩디다
      이번에는 재료가 너무 많아서 숙주는 생략했는데
      제가 만들 때는 당근 버섯 가지는 반개씩 숙주나 콩나물도 반봉지 넣어서
      다 만들었을 때 중국집 큰접시 하나 분량이 될만큼 하는데
      남편은 아무리 말해도 그 조절이 안되네요
      프라스틱 저장용기가 몸에 안좋다고 하면 남편은 뭐라하는 지 아세요?
      그런 건 젊은사람이나 어린이에 해당되는 사항이고
      70세 넘은 사람은 그런 거 따지는 게 무의미하답니다 (말이나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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