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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들

화담숲에 놀러 갑니다

by 그레이스 ~ 2022. 4. 22.

지난주 화요일이었나 

작은며느리가 "어머님 아버님 모시고 꽃구경 가자고 남편과 얘기했어요"라고 

화담숲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내 의향을 묻는 전화를 했었다.

어찌 그런 생각을 했냐고 말만 들어도 고맙다고 하고  

언제가 좋을지 의논해보라고 했다

서울에도 못 간다는 연락을 해야 하니 결정되면 곧바로 알려달라고 하고.

 

얼른 검색해보니

화담숲이 엄청 넓은 곳이고 숲과 꽃으로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곳이다 

나는 걸을 수가 없는데...

보행이 불편한 사람에게 휠체어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한다고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다음날 전화를 해보니 그 서비스가 중단되었단다

 

앞으로도 필요할테니 아예 수동 휠체어를 하나 사는 게 좋겠다는 작은아들의 의견이다

많이 걸어야 하니 제가 밀어드릴게요~ 하면서 

휠체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가

또 하루를 지나고 생각하니

 

꽃구경 단풍구경 가서 나 혼자만 다니지 못하고 자동차에서 기다려야 한다면...

놀라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결심하고

병원에서 환자들 앉아있고 뒤에서 밀고 가는 수동휠체어를 판매하는 곳을 알아보니 

장애인 카드를 가진 사람은 90% 할인가격에 살 수 있다고 

병원에 가서 서류를 발급 받아서 가져오라고 한다 

 

그리하여 

어제 용인 세브란스 재활의학과에 가서 서류를 발급받아 

의료기기 판매하는 곳에 갔더니

48만원하는 휠체어를 48000원에 사서 자동차에 싣고 왔다

90%는 건강보험에서 지불한단다 

 

작년에 용인으로 이사 온 이후

하윤이 하영이와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서

할아버지와 놀고싶어하는 작은아들네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할아버지도 같은 마음이라서 흔쾌히 가자고 하시네 

화담숲에 가서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놀고 

나는 작은아들이 휠체어를 밀어주겠다 하니 편하게 꽃 축제를 즐기고 오겠다. 

 

  • 키미2022.04.22 17:45 신고

    어머...잘 하셨네요.
    예전에 최인호작가가 노모를 휠체어에 모시고는 경주에 가서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관광객이 어머나 어머니는 좋겠다. 아들이 이렇게 모시고 다니고. 우리 엄마도 이렇게 모시고 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안 계시네 했던 기억이 나네요.
    불편하시면 타고, 또 걸을만 하면 걷고 하시면 되죠.
    워낙 건강하시던 분이라 충격이셨겠지만 차안에만 있는 것이 더 괴롭겠어요.
    그런데 그렇게나 싸게 사시다니...놀랐습니다.
    그럴 때 실감이 납니다.
    많이 다치셨어요.

    답글
    • 그레이스2022.04.22 19:21

      휠체어라니!
      그건 아니라고 첫마디에 거절을 했는데
      통화를 끝내고 곰곰히 생각하고
      하룻밤을 자고나니 그럴수도 있겠다고... 바뀌었어요
      내가 맘대로 걸을 수가 없다는 자체를
      도무지 인정하기 싫어서 거부하는 말이 먼저 나옵디다

      나도 휠체어를 90% 할인해서 살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놀라웠어요
      장애인이 형편이 안되어 그런 보조기기도 살 수 없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생긴 법이겠지요(노인이 되어 못 걷는 건 개인부담해야 될 겁니다 )

      작은며느리가 12시 30분에 입장하는 티켓을 예매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조금 일찍 만나서 점심을 먹고 들어가면 되겠어요
      일요일 저녁에 (내 모습을 포함해서)사진과 화담숲 내용을 블로그에 올릴게요

  • Jacob Song2022.04.22 23:55 신고

    잘 하셨어요. 저도 휠체어 하나 구입할려구요.
    다음달 아는친구와 라스베가스 친지집에 방문하기로 했는데
    근거리는 크러치 짚고 보행 하지만 멀리는 불가능 이라 휠체어 싣고 가기로 했어요.
    저는 크러치까지 짚으니 더 번거로우나 거부감 없이 받아드려야지요.
    살다가 별일이 다 있다는 생각도 하지만 현실이 그러니 어쩌겠어요.
    아름다운 화담숲 잘 구경 하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더 건강하시길 빕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4.23 07:03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어도 편리함을 경험하고나면 적응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15분~20분 걷는 게 최대치입니다
      그러니 자동차로 다닐 수 있는 곳은 괜찮으나 많이 걸어야 하는 곳은 어쩔수 없겠어요

  • 제제이2022.04.23 10:31 신고

    예전에 그레이스님 연세의 엄마가 수술후 휠체어를 타고 다니셨어요
    어디든 모시고 다녀 휠체어타신 모습의 사진이 남아있어요
    엄마가 돌아가신후 나중에는 요양병원에 계시는 시어머님이 외출할때 또 쓰셨었지요
    두 어머니들의 발이 되어주어 잘 썼어요
    그레이스님도 아드님과 손주들과
    화담숲 구경 잘 하실거에요~~
    예쁜 할머니와 봄놀이 함께한 좋은 추억으로 손주들이 좋아할거에요~

    답글
    • 그레이스2022.04.23 11:35

      교통사고후 수술을 담당하셨던 구성욱교수님께서
      이렇게나 심하게 다쳤는데 하반신 마비가 안된 건 기적이라고 하시면서
      흉추 11번 12번 요추 1번이 부서졌는데
      그중에 요추 1번은 조각조각 깨인 상태에서 힘줄이 꽉 붙잡고 있더라고 합디다
      힘줄은 너들너들 찢어졌더라 하고요
      30년 넘게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다고 하니
      운동 덕분에 인대(힘줄)가 탄탄해져서 뼛조각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나 크게 다쳤을 경우에는 뼛속을 지나는 신경을 다쳐서 휠체어 타고 퇴원을 한다고...
      앞으로 불편이 있더라도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당부를 하십디다
      앞으로 불편이라 함은,
      요추 4번뼈와 5번뼈 사이 관절이 심하게 닳아서 척추협착증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위의 뼈 일곱개를 금속으로 고정 시켜놨으니 더 이상은 수술을 할 수 없답니다
      그 마디 하나 남았는데 그마저 수술하면 몸을 굽힐 수가 없다고요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으면서 참아야 한다고요
      그러니 무리해서 걸을 수도, 일을 많이 할 수도 없는 처지라서 몸을 아껴야 됩니다

      휠체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연습이 되어야겠어요

  • 여름하늘2022.04.23 11:30 신고

    어머 외출을 하시는군요
    휠체어를 거부 하시고 싶었던 심정이 이해가 되네요
    화담숲은 저도 가본적이 있지만
    휠체어 타시고 구경 다녀오시면 기분이 많이 달라지실것 같습니다
    정말 잘 하셨네요
    하윤이 엄마가 참 기특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니요
    기분좋은 꽃놀이로 잘 지내다가 오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2.04.23 11:44

      혼자 걷는 모습을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환자인 줄 모를만큼 반듯하게 걷는데 그게 10분으로 끝납니다
      마음으로는 뛰어 가고싶은데 말이에요
      화담숲에서 4월 말까지 수선화 축제가 있다고 하네요
      다른 꽃들도 많이 폈을 겁니다
      잘 놀다 올게요~

      작은며느리가 자기네와 같이 놀러 가자고 해서 반갑고 고마웠어요

  • 토론토 양배추2022.04.23 13:34 신고

    그레이스님댁 두 며느님은 참 마음
    씀씀이가 착하고 예뻐요.
    휠체어를 타는것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으실거에요.
    저도 사실 지금 오래 못걷지요.
    저는 집안에선 Walker라고 할머니들
    밀고 다니는것 있지요?
    그것을 얼마전에 샀어요.
    힘들면 가끔 그것에 의지해서 걷지요.
    가을에 무릎 수술을 하려고 하거든요.
    지금은 혼자서 지하철도 버스도 못탑니다.
    휄체어를 받아 들이기 힘든것 저는
    100% 이해합니다.


    • 그레이스2022.04.25 08:42

      무릎수술을 하시면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편하게 다닐 날을 기대하면서 빨리 수술날짜가 잡히면 좋겠어요
      마트에 가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괜히 찾는척하면서 서 있는다는 말씀에
      공감이 됩니다
      내가 걷는 게 불편한 모습을 남이 아는 게 싫은... 저도 그렇거던요

  • 디에스2022.04.25 06:58 신고

    다리 건강을 속히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사람의 건강은 마음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4.25 08:35

      재활치료 덕분에 어제는 제법 많이 걸었어요
      앞으로 더 좋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마워요 디에스님~^^

  • 산세베리아2022.04.25 09:57 신고

    화담숲은 4계절 언제나 예쁜것 같아요~~
    가을 단풍이 최고 구요&&&
    장애인에게도 휠체어 보조가 되지만
    연세드신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분들에게도 복지용구가 싸게
    지원되고 있거든요^^
    병원침대도 집에서 임대하면 일년에 만원인가?

    작은 며느님의 마음씀이 너무 감사하네요****
    휠체어 타고라도 열심히 다니세요!!
    건강하세요 그레이스님

    저도 작은 며느리의 초대로 강릉 씨마크 호텔예약했다고 하여
    4월 28,29 일 여행갑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4.26 07:14

      화담숲 가을 단풍이 유명하다고...불타는 듯 화려한 사진도 봤어요
      강릉 씨마크 호텔 수영장이 바다를 볼 수 있는 야외에 있어서 좋습디다
      재미있는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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