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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 하영 하준

에피소드 모음 (2015년 8월 4일)

by 그레이스 ~ 2022. 7. 28.

6월 초에 아이들이 다녀간 이후에

우리부부는 수시로 상황극을 하듯이 손녀들 말투를 흉내 내고는

재미있어 했었다.

 

먹다가 남은 음식이 아니라 맛있는 간식을 앞에 두고도,

"내가  다~ 먹어치울려고 그래."

카랑카랑 똑 부러지게 말하던 하윤이 흉내를 내서 말하고,

"마 찌 쪄요~"숟가락은 옆에 두고 손으로 집어 먹으면서 눈웃음으로 말하던

하영이의 흉내를 또 얼마나 자주 써 먹었는지.

남편은 "마찌쪄요"를 하루에도 몇번씩 애용하는...

그랬는데, 한달 보름만에 다시 온 하영이는,

이제는 발음이 또록해져서 마찌쪄요를 안하더라구.

 

언니의 말투를 흉내내어 부쩍 말솜씨가 는 하영이는 3음절 단어는 적절하게 사용하는.

하지말라고 했더니,"아아써"(알았어)

언니가 혼자 가지겠다고 하면 "같이 해야지~"라는 표현도 하고.

 

하윤이가 가진 장난감을 동생이 징징거리며 뺏을려고 하다가

엄마가 징징거리지말고 줄래~ 말을 해야지 하니까,

언니~  줄래~~? 하는데,

하윤이가 "줄래~ 하지말고 주세요~ 해라 그러면 줄께" 한다.

아이구 참 어이가 없어서...

언니는 어른이 아니니까 줄래 하는 게 맞다고 엄마가 일러주는데도

짓궂게 동생에게 주세요를 시키는 하윤이.

 

부산 온 다음날이었나~

할아버지가 말랑한 사탕을 주면서 동생하고 나눠 먹어라 하셨는데,

하윤이가 대뜸, 사탕을 움켜쥐면서 "내가 욕심 부릴꺼야~" 한다.

평소에 엄마가 욕심부리면 안돼, 나눠 먹어라 했었겠지.

부산에서는 편을 들어 줄 할아버지도 계시고...

믿는구석이 있어서 욕심부려서 혼자 다 먹겠다고 머리를 쓰는 하윤이를 보고 모두 웃었다.

 

남편이 햄버거 가게에서 가져온 콜라를 먹는 모습을 

하윤이가 옆에서 지켜보고,

아기들은 못먹는 거지?

어른들만 먹는거지? 하길래,

내가 콜라컵을 (버릴려고)뺏었더니 남편은 왜그러느냐고 안뺏길려는 시늉을 한다.

그걸 본 하윤이가

강력하게 나에게 항의를 하면서 왜 하부지 껄 빼앗느냐고 야단이 났는데,

옆에 있던 하영이까지 덩달아 나를 나무라는 표정으로

하부지꺼 안돼~ 하부지꺼야  안돼~ 난리였다.

세상에~!!

어이없고 놀라서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꼬마들에게 사과를 했다.

당신은 좋겠수~ 편들어주는 손녀들이 있어서.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몸도 생각도 커 가는 게 보인다.

벌레는 왜 굼틀대냐?

개미는 어디로 가냐?

대답을 해도 소용이 없다, 그다음에도 왜,왜,왜 라고 계속 물어보니까.

끝없이 이어지는 왜~? 의 연속

그 다음단계는 끝없이 얘기하는,

귀가 아플 정도로 떠드는 수다의 시기가 오겠지.

 

짧게 다녀가는 게 아쉬워서 이번에는 어린이집 방학이니 좀 오래 있도록 해라고 부탁했는데,

날마다 놀러 다니는 5일은 아이들에게 무리였다.

과로로 병이 날 지경이 될 줄이야~

 

마찬가지로 며느리에게도 5일은 무리한 일정이었을게다.

밥을 안하고, 집안일을 안한다고 해도,시댁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긴장이 되고 피곤할텐데...

나는 그게 마음 쓰여서 마무것도 하지 말라고...

설겆이 하나라도 시키고싶지 않더라.

며느리가 똑똑해서 내 마음을 읽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 듯 했다.

내가 많이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 달진맘2015.08.04 13:55 신고

    그럼요 마음으로 알지요
    시어머님 의 깊은 사랑을 훗날에 지난간 세월의 사랑에 가슴이 훈훈해질것 입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요
    크는 아이들 한달이 엄청 큰 시간이고 하영이나 하윤이나 지매라 더 잘자랄거 갔습니다.
    그레이스님도 토치글럽에 오셔야될듯

    답글
    • 그레이스2015.08.04 19:16

      세월이 지난후 나중에 깨닫는 게 아니라,
      지금 바로 느끼고 진심을 아는 것 같아요.
      시댁에서 며칠 지내는 것이 매사에 신경 쓰이고 불편할텐데,
      전혀 내색없이 맛있는 음식 해주시고 잘 돌봐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갔어요.

      토치클럽이라 하시는 건 고슴도치 클럽을 말씀하시는 거지요?
      나보다 남편이 도치할배예요.
      오늘도 그 문제로 얘기를 했습니다.


      왜 조부모가 돌보는 아이들이 버릇이 없는지 아느냐고?
      무엇이 아이에게 유익한가는 생각도 안해보시냐고?
      그저 손녀가 좋아하는 것만 생각하는 할아버지라고.
      손녀가 좋아하면,사탕도,아이스크림도,쵸코렛도 시도때도없이 주고,
      하영이가 징징거리거나 울면 사탕부터 손에 쥐어주고,
      우리남편은 그런 할아버지예요.
      제가 참... 할 말이 없어요.(남에게 무슨 육아상담을 해주겠어요?)

    • 여름하늘2015.08.05 11:56 신고

      어머나
      토치클럽 이란것도 있군요 ㅎㅎ
      재미있어요

    • 달진맘2015.08.05 12:23 신고
      고슴도치 그럽이라구
      손주자랑하는
      조부조모들 빗대어 하는 말입니다
      손주자랑할려면들어주는 대가로
      밥을사고 돈을내라구 하데요
  • 쵸이맘2015.08.04 15:20 신고

    아유~너무 재밌어요~*^^*
    아기들 서울로 가고 나서 많이 허전하셨겠어요. 내내 귀여운 목소리들과 몸짓들이 아른거릴거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15.08.04 19:28

      아이들 에피소드를 기록 하자면 열가지도 넘을 껄?
      아랫층에서 이층 올라가는 계단에 첫발을 딛고는 큰소리로 물고기를 부르면서 올라간다구.
      물꼬기야~ 내가 간다 기다려~~~ 밥주께~~~ 하윤이 가고있다~~~~ 큰소리로 말하면,
      하영이도 따라서 기다려~ 밥주께~ 간다~~ 하면서,
      뒤따라 가면서 마음이 급하니까 걷는게 아니라 기다시피 네발로 올라가는...

      솔직히 몸은 힘들고 피곤한데,
      다음주에 또 왔으면... 싶으니 이게 무슨 조화일까요?

  • 여름하늘2015.08.05 11:54 신고

    아이들이 다녀간 빈자리가 클것 같고
    곳곳에 아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그 흔적을 보며 또 손녀들 생각에 잡힐것 같네요.
    시원 섭섭 허전 그리움의 감정이 교차하시리라 생각 드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5.08.05 13:20
      아이들 재롱을 보면서,손주없는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하시던 남편은 더 많이 허전해 합니다.
      장난감이랑 아이들 물건들이 아직 그대로 거실에 있어요.

      월요일부터 담요와 침대시트 이불빨래를 하고 어제는 하영이가 오줌 싼 거실 매트를 욕조에 넣고 밟아서 빨아
      베란다 난간에 널어 물기를 빼고 오늘까지 말렸더니 햇볕이 좋아서 속까지 말랐네요.

      오전에 냉장고에 남은 각종 야채를 꺼내 종류별로 볶음나물도 만들고,
      일부는 돼지고기 볶다가 한꺼번에 넣어서 찹수이를 만들어 점심에 먹었어요.
      야채는 변하기쉬우니까,이렇게 해치우는 게 좋더라구요.
      점심을 먹었으니,
      슬슬 운동하러 나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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