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가
남편은
정말 먹고 싶었는데 먹지 못했던 게
가게에서 큰 솥에 쪄서 팔던 찐빵이라고 했다
학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봤던
초등학교 시절을 주변 설명을 곁들여서 이야기하고
(강원도 영월 상동 텅스텐 광산 산골에 살던 시절에)
나는 팥 앙꼬를 넣어 굽는 국화빵이라고
가장 지우고싶은 부끄러운 기억이
막내동생을 업고 국화빵 굽는 앞에 서서 구경하고 있는 내 모습이라고
사 먹을 돈도 없으면서 날마다 왜 그 앞에 가서 구경했는지
머리에 떠 오를 때마다 부끄럽다고 했다
1960년생 막내 남동생 백일 아침에 아버지가 찍어주신 열 살의 내 모습
저 동생을 포대기로 업고 국화빵 굽는 가게 앞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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