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 떨어지고 식빵도 떨어졌는데도 마트에 안 갔다
냉동실에 있는 오래된 것들 다 털어먹으려고
어제는 지난번에 산 부추 남은 거 김밥용 햄과 감자 넣고 전을 부쳤고
감자를 파슬하게 삶아 뜨거울 때 두 개 먹고 식은 거 썰어서 부추전에 넣었다
저녁 대신 한 장 먹고 나머지는 냉장실에
아침에는 삶은 감자 식은 거 얇게 썰어서 프라이팬에 구워 치즈 얹어서 먹었고
오전에
호주 수입산 국거리 300그람 한 팩으로 미역국 끓이고
냉동실에서 두 달은 지났을 돼지고기 앞다리살 꺼내서 수육을 만들었다
대파 다듬고 버리는 뿌리를 듬북 넣고 생강 두쪽 넣었더니 돼지고기 누린내가 완벽하게 안 난다
쌈장에 몇 점 먹다가 뒤늦게 사진을 찍었다
남편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수육인데
이제는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진다
통풍 때문에 못 먹는다기 보다
신장에서 요산을 걸러내는 기능이 떨어져서 통풍이 생기는 거니까
(신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혈중 요산 수치가 아주 높아도 통풍이 안 걸린다)
당장 발등이 붓고 아픈 것보다 신장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된다
시어머니께서 86세에 돌아가시기 전 신장이 나빠서 혈액 투석을 하셨다
연세가 많은 사람들은 신장 투석도 몇 개월 못 버티게 되더라고
시어머님의 신장 투석 경험으로
남편은 음식뿐 아니라 감기약 먹는 것도 성분을 확인하고 먹을 정도로 조심한다
통풍약도 신장에 무리가 되는 성분이 있는지 의사와 상담 후 다른 약으로 바꾸고
아무튼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맥주 한 잔,
돼지 수육에 소주 한 잔 ... 그런 걸 할 수 없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