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직접 은행에 와서 사인을 하라고
여윳돈이 있어서 은행에 맡긴 게 아니라 내년 봄에 이사 갈 전세금 중의 일부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보증금 일부에 월세를 150 만원씩 내고 있어서
다음에는 전부 전세로 가려고 한다
내 명의의 통장이고 또 남편은 몸이 불편하니 나 혼자 운전해서 찾아갈 생각이다
외출할 때 누구를 만나는 날 보다 더 신경을 써서 옷을 고르는 때는
백화점 유명 브랜드 옷 매장에 갈 때와 은행 갈 때이다
은행에 가면서 옷차림에 신경을 썼던 이유는,
내 명의로 서울에 신축 상가를 사면서
남편에게 증여받을 수 있는 최대로 받아도 모자라서 2 억을 대출받았었다
통장에 여윳돈이 있으면서도 은행에 빚졌다는 그 자체가 무척 자존심 상해서
멋쟁이 모습으로 갔었던 15 년 전이 그 시작이었다
백화점은, 새로운 제품이 들어오면 레오나드 샵 매니저가
매장에 오시라고 전화를 했었는데 (특별한 차를 준비해 놨다거나 작은 선물을 준비해 놨다고 유혹을 하면서)
신상품보다 내가 입고 간 옷이 맵시가 좋으면 새 옷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안 생기고
샵 매니저도 새 옷 사라고 적극 권하지 못했었다 (부산에서는 15 년 넘게 그렇게 살았었다)
오늘, 어느 옷을 입을까 옷방에 들어가서 살펴보다가 선택한 실크 누비 자켓
2006 년 10 월 친구 네 명과 홋가이도 여행 가서
10 월인데도 너무 추워서 가져간 겉옷으로는 견딜 수가 없어서 삿포로 백화점에 갔었다
모르는 브랜드의 옷을 살 수가 없어서 레오나드 매장으로 가서
여행 중에도 입을 수가 있는 겸용으로 실크 패딩을 샀었던.
그 당시 내 취향으로 그 가격이면 정장을 사야지 패딩을 산 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선택인데
여행 중이라서 정장 스타일을 고를 수가 없었다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실크 패딩과 같은 무늬의 모직 스웨터
사진에는 더 진하게 나왔는데 일반적인 브라운색이다
화려하게 입고 싶으면 뒤집어서 입고
오타루 - 양쪽으로 늘어 선 88 개의 가스등으로 유명한 곳
유람선 안에서 보는 도야호 단풍
그러고 보니 여행 중에 산 패딩 자켓이 하나 더 있다
2006 년 8 월에 런던에 가서 런던 지사장댁에 일주일 있으면서
낮 기온이 18도로 떨어져서 가져간 여름옷으로는 견딜 수가 없어서
지사장부인 안내로 백화점에 가서 한국에서는 늦가을에나 입을 누비 자켓을 샀었다
한여름 8 월에 패딩 자켓이라니~!
예전에 영국에서 살 때, 한국에 많이 알려진 버버리 보다
아쿠아스큐텀이 더 고급 브랜드여서 그 기억으로 선 듯 아쿠아스큐텀을 선택했다
2006년이면 벌써 17 년 전 일이다
부부모임이나 친구들과 가을여행 갈 때 애용했었다
해마다 드라이를 했는데도 아직 헌 옷 느낌은 안 난다
(요즘은 유명 브랜드 옷도 본사에서 만들지 않고 동유럽이나 중국에서 만든 제품이 많아서 예전 제품과는 차이가 많이 나더라)
런던 지사장님 부부와 2 박 3일 여행 갔던 콘웰지방에서.
저 건물에 영국 남쪽의 마지막 집이면서 첫 집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2006 년 8 월 - 영국 땅끝 표지판 절벽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