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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내 생일

by 그레이스 ~ 2024. 2. 19.

보편적으로 여자들은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생활에 바빠지다 보면 

자기의 생일은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는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 들면서 소홀을 넘어서 무심하게 되는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면 나는 생일을 열심히 챙기는데

가족이 몰라주면 펑펑 울었을 정도로 상처를 받았던 사연도 있다 

 

아버지 생신 다음 날 태어나서 나의 생일날에는 항상 음식이 풍성했다

아버지 생신 음식을 장만하면서

떡도 조금 덜어놓고 잡채도 덜어놓고 불고기도 덜어놓고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대부분 가난해서 쌀밥 먹는 것도 드문 일이었는데 

딸 생일에 그런 별식을 해 줄 수 있었겠나

 

손자 손녀 생일에 새벽에 일어나서 하얀 사발에 물 떠놓고 

아이의 건강과 복을 빌어주시던 할머니의 모습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 추억 때문에, 나도 두 아들과 손자손녀 생일에는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건강과 바라는 내용으로 기도를 한다 

작년에도 달력에 표시해놓고 했었고, 올해도 빠트리지 않을 거다 

 

생일에 다 같이 식사를 하고 선물을 받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받는 그 자체를 생략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이번의 일흔 세 번째 내 생일은 

서울 큰아들 집에 다른 일이 있어서 토요일 서울 안 갔다 

그래서 토요일 서울에서의 생일파티는 생략되었고

일요일은 분당에서 작은아들 가족과 식사를 하고 장미 세 송이와 봉투도 받았다 

100% 아들이 식사값을 낼 거라서

고깃집 말고 반찬 많이 나오는 돌솥밥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큰며느리는 아침에 축하전화를 하면서

다음 토요일에 좋아하시는 음식을 사 드리겠다 했으나 

그렇게까지 생일을 우려먹을 마음은 없다. 송금도 두둑이 받았는데 염치가 있어야지 

 

생일 당일인 오늘 

남편과 일식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연속으로 비 오는 날씨 탓으로 컨디션도 안 좋고

또 비 오는 날은 생선회나 생선초밥이 적당한 메뉴가 아니라서 

아귀찜 전문식당에 주문을 해놓고 남편이 가서 찾아와서 아귀찜을 먹었다

 

지난번에는 하얀색이었는데 이번에는 색깔이 있는 그릇이어서 의아했으나 

포장그릇의 색깔이 맵기의 정도를 나타낸다고(이번에는 중간 맵기로 주문했다)

 

 

 

대 중 소 중에 작은 사이즈를 주문했는데도 양이 얼마나 많은지 먹고도 절반 넘게 남았다 

중간 사이즈 냄비에 이만큼.

 

 

저녁에는 전골을 먹을 거라서, 남은 아귀찜은 내일 점심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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