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정엄마 기일이어서 수시로 옛 생각에 빠져있었다
마음이 울적해지면 생각은 저절로 교통사고로 이어진다
교통사고로 장파열 수술 먼저하고 며칠 후에 척추뼈 골절 수술을 한 후
실밥을 제거하는 다음 날 2차 병원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집으로 퇴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까
요양병원으로 옮겨서 몸 상태가 나아지면 부산으로 가라는 조언을 하면서
큰아들은 시설이 안 좋은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되는 상황을 마음 아파했었다
차라리 비용을 많이 지불하더라도 서울 시내의 다른 병원으로 옮기자고...
요양병원으로 가면 졸음운전을 한, 가해 운전자의 보험회사에서 지불할 건데
왜 시설 좋은 병원으로 가서 아들 돈을 쓰냐고 했었다
며느리가 다음 날 병원으로 와서
어젯밤에 남편(아들)과 의논했다면서
자기네 집 놀이방을 비워 환자용 침대를 랜트해서 그 방에 두고
간호사를 고용해서 2 주간 어머님을 돌보기로 했다고
회사 일이 바빠서 매일 병실에 가 보지도 못하고 저녁마다 어머니 걱정하는 남편을 보니
차라리 집에서 간호하면 남편이 매일 어머니를 볼 수 있어서 안심할 거라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뛸 듯이 거절했지만
그런 결정을 하고 제의를 해 준 며느리에게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받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쌍둥이 낳고 이듬해 5월에
며느리는 5개월 지난 아이 둘과 집에 있고
아들 혼자 부모님 모시고 일본 여행 다녀오라고 해서
어버이날 선물로 아들과 가고시마로 효도여행을 갔었다
결혼한 아들이 부모와 셋이서 여행을 가다니...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가고시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야쿠시마 섬에도 가 보고
가고시마 남쪽 해변에서 이부스키, 이케다 호수를 거쳐 동쪽 해변을 따라 올라갔었다
그 여행을 하면서 며느리에게 너무나 고마워서
앞으로 살면서 서운한 일이 생기거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보더라도
장점만 생각하고 단점은 전부 다 눈감아 주겠다고 결심했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며느리가 고마웠던 순간들이 연거푸 떠올라서 통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 저녁은 바쁠 테니 참았다가 오늘 아침에 통화해서
어제 내 마음이 그랬다고
예전에 그때마다 인사를 했겠지만
다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니
당황한 듯이 놀라면서 웃는다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인 면을 크게 보는 어머님 성격 덕분이라고 하면서
결혼 한 다음 해 (2013년) 추석에 온 가족이 일본 여행 가서
후쿠오카 호텔에서 내가 찍은 사진이다
그 이후로 며느리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른 지역으로 다녔다
아소산에서 아버지가 역광에 아들 며느리를 세워놔서 전부 눈을 감았다
2016년 야쿠시마에서
엄마가 바위 위를 걷는 게 안심이 안 된다고 손을 잡고 올라갔다
그 모습이 신기한 듯이 바라보는 아저씨들 (남편이 찍은 사진)
이케다 호수 앞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