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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인연일까?

by 그레이스 ~ 2007. 9. 1.

남편이 들려준 이야기하나...

 

저녁마다 밤낚시를 간다는 얘긴 진작에 했었고,이제는 낚시를 즐기는게 아니라 밤바다를...

그렇게 바위 위에 앉아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그 자체를 즐기는 경지까지 이르렀는데

 

진돗개 한마리

지난 겨울부터의 인연이라네

처음 봤을 때 새끼 3 마리를 갓낳은 어미개가

자랑스레 흐뭇한 표정으로 방파제 빈터에서 그 재롱을 보고있는 모습이었다고...

 

얼마후엔 2 마리,

또 얼마후엔 한마리,

어느날 사방을 둘러보고 정신을 놓은듯 하다가 황망히 서성이다가(주인이 새끼를 다 팔았던 모양이지)

 

새끼잃은 어미개의 슬픔이 너무 안쓰러워

남편은 낚시는 뒷전으로 두고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가지고있던 먹을것들을 주고,그렇게 달래줬었다고...

 

그렇게 남의 개와 친해졌는데,얼마나 영리한지 탄복을 할 정도라네.

멀리서 차를 보면 달려와서 그렇게나 반가워하면서도 절대 가까이 와서 엉기는 일이 없고

조금 거리를 두고 앉아 남편을 지키는 자세로 4~5 시간씩을 그렇게 있는다는데

그러다가도 자기쪽으로 쳐다봐주면 눈마주칠때마다 꼬리를 살랑살랑~

또 눈마주치면 꼬리를 살랑살랑~ 몇번이고 그런다네

 

비가 많이 와서 우산밑으로 들어오라고 아무리 손짓해도 막무가네 그자리를 지키고...

너무 더워서 목이 마르면 다가와서 바지끝을 툭툭 건드린다고

그릇에 물을 부어주면 먹고 다시 가서 지키고...

이제 가자  그러면 일어서서 앞장서서 가는데 자기네집 문앞까지 같이 가서

들어가라고 손흔들어주고 돌아서 오면

 

들어가지않고 문앞에서 방파제에 세워둔 자동차를 타러 갈때까지 지켜보고 있다는데

세세한 에피소드를 더 들어보면 누구나 호기심을 느낄만큼 '영리한 개' 이구나 싶다.

 

이제는

밤마다 그녀석을 만나러 낚싯대를 챙기는게 아닐까?

 

추가로 뒤에 올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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