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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

반성문

by 그레이스 ~ 2007. 9. 20.

 

새댁일 때

친정 할머니께서 여러 번 주의를 주셨더랬습니다.

채소장수, 과일장수에게 야박하게 굴지 말고 덤으로 주는 거 말고는 억지로 더 받아오지 말라고...

 

요즘에야 다들 대형마트를 많이 이용하니까 흥정을 하는 일이 없는데

30 년 전, 20 년 전에는 재래시장도 꽤 많았고, 리어카에 물건을 싣고

아파트나 사택에 팔러 다니고 했으니까 흥정을 잘하는 사람은 더 받기도 했지요.

그래서 괜히 욕심으로 조금 더 달라고 떼쓰는 사람도 많았고요.

 

할머니 말씀이;

없는 사람 서운하게 하고 억지로 받아오면 음식 만들어서 입에 다 안 들어간다.

꼭 그만큼 어중간하게 남겨서  다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된다나요.

그 사람 서운하게 해서 죄짓고, (인덕을 깎는 일이라나?)

음식 남겨 버려서 죄짓고 못할 짓이니라 그러셨거던요.

 

남에게 야박하게 굴지 말라는 것과

아까운 것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가르침으로 명심하고 살았었는데

 

요즘 내 생활이 말이 아니에요.

이것저것 사다 놓고 제 때 조리하지 않아서 상해 버리는 일!!

잔파 큰 거 한 묶음.

오이 한 개.

버섯 한 봉지.

저녁에 부엌 치우면서 상해서 버렸다고요.(요새 한두 번이 아님)

핑계야 여러 가지로 갔다 붙이지만 다~~~ 변명이고

불량주부 맞습니다

반성문 들고 냉장고 앞에서 벌서야겠어요.

 

  • 잃은 마음2007.09.20 08:42 신고

    언니랑 저의 공통점을 또하나 찾았네요.
    저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냉장고에서 버리는 음식이 있답니다.
    특히, 친정엄마가 해 주신 음식을 다 먹지 못해 버릴 때는 진짜 죄짓는 마음이에요.
    명절 잘 보내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요.

    답글
    • 그레이스2007.09.20 10:27

      서울에 아들,딸 보내놓은 이웃들
      (대학생때 부터 아파트를 사서,혹은 전세로 자취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밑반찬이랑 갖가지 만들어서 열심히 가져가는데 다음달에 올라가서 보면
      그대로여서 버리고 왔다고 푸념들을 많이 합니다.
      그래도 마음 쓰여서 또 만들어 가고...
      나는,
      올라가서 서울에 있을 동안에만 만들어서 같이 먹고 내려오기전에는
      약간의 음식만 냉동 시킨후 냉장칸을 완전히 비워놓고 옵니다.
      먹고싶은거 밖에서 사먹어라.
      버리게 될까봐 반찬 만들지않는다.- 내가 하는 말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온지 8 년동안
      한번도 반찬 만들어서 들고간적이 없는 엄마네요.
      김치도 필요한 만큼 사 먹어라 - 남자가 까탈스러운거 안좋다 아무거나 먹어라-
      이런식이니
      앞으로 결혼을 하더라도 반찬 만들어줄 가망은 전혀~ 없겠지요?

      직장 다니는 딸 위해서 밑반찬 만들어주시는 그 정성 생각하면
      위숙씨
      죄짓는 마음 당연히 들겠네요.
      고마우셔라~


  • 미소2007.09.20 09:51 신고

    많은 주부들의 공통점이 아니겠어요?^^
    음식찌꺼기 버리러 가서 보면 엄청난걸 버린걸보고 '어허..'하지만 뒤돌아서면 '난 더한걸..'하는 참..찔리는 마음. 그래서 요즘은 시댁이나 친정서 주시는거 받아오면 일단 나눕니다. 4~5집 나눠주고 남겨서 먹어요. 그래도 버릴때 생겨 참..그래요~

    답글
    • 그레이스2007.09.20 10:40

      이웃과 나눠 먹는 것 참 잘하는 일이네요.

      나눠 먹는일
      처음에는 아까운 마음도 들었는데 하다보니
      케�이든,과일이든,
      많은듯하면 처음부터 나눠서 경비실에 보내는게
      내마음도 뿌듯하고 좋더라구요.

  • 창(窓)2007.09.20 18:13 신고

    갑자기 파전이 먹고 싶어지네요. 여긴 실파나 쪽파가 없어서...^^
    저희는 식구가 적어서 음식 재료를 한꺼번에 많이 사는 편이 아닌데도
    가끔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남자 둘이 열심히 먹어대는데도 말예요.
    친정어머님과 할머님의 말씀, 참 공감하는 얘기입니다.
    그 마음 씀씀이가 아름다우세요, 저도 그런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할텐데....

    행복하고 신나는 하루 보내시길요~

    답글
    • 그레이스2007.09.20 21:50

      부산은 동래파전이 유명하지요.
      홍합넣은 부추전도 좋구요~(염장이네^^)
      외국에 사는분들은
      새로운 음식 시도해보다가 입에 맞지않아서 버리는 일도 많을 껄요?
      이번에 런던에서도 쓸때없이 호기심 발동해서
      여러번 실패했답니다.

  • 빈티지2007.09.28 21:57 신고

    그레이스 언냐가 반성문을 쓸 정도면 저는 어쩌면 감옥에 갈지도 .......ㅋㅋㅋㅋ
    음식 버릴때가 젤로 죄스럽지요..
    깊이 반성중입니다 ^^

    답글
    • 그레이스2007.09.28 23:43

      감옥이라~~~
      조크에 웃지않을수가 없네^^
      하도 쇄뇌교육을 많이 받아서 버리게될때마다 무지 맘이 불편해요.
      어떨땐 찬밥 다 긁어 먹고 더운밥 다시 찬밥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요즘엔 찬밥 남으면 무조건 냉동에.
      어쨌던 신경쓰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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