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일 때
친정 할머니께서 여러 번 주의를 주셨더랬습니다.
채소장수, 과일장수에게 야박하게 굴지 말고 덤으로 주는 거 말고는 억지로 더 받아오지 말라고...
요즘에야 다들 대형마트를 많이 이용하니까 흥정을 하는 일이 없는데
30 년 전, 20 년 전에는 재래시장도 꽤 많았고, 리어카에 물건을 싣고
아파트나 사택에 팔러 다니고 했으니까 흥정을 잘하는 사람은 더 받기도 했지요.
그래서 괜히 욕심으로 조금 더 달라고 떼쓰는 사람도 많았고요.
할머니 말씀이;
없는 사람 서운하게 하고 억지로 받아오면 음식 만들어서 입에 다 안 들어간다.
꼭 그만큼 어중간하게 남겨서 다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된다나요.
그 사람 서운하게 해서 죄짓고, (인덕을 깎는 일이라나?)
음식 남겨 버려서 죄짓고 못할 짓이니라 그러셨거던요.
남에게 야박하게 굴지 말라는 것과
아까운 것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는 가르침으로 명심하고 살았었는데
요즘 내 생활이 말이 아니에요.
이것저것 사다 놓고 제 때 조리하지 않아서 상해 버리는 일!!
잔파 큰 거 한 묶음.
오이 한 개.
버섯 한 봉지.
저녁에 부엌 치우면서 상해서 버렸다고요.(요새 한두 번이 아님)
핑계야 여러 가지로 갔다 붙이지만 다~~~ 변명이고
불량주부 맞습니다
반성문 들고 냉장고 앞에서 벌서야겠어요.
-
언니랑 저의 공통점을 또하나 찾았네요.
답글
저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냉장고에서 버리는 음식이 있답니다.
특히, 친정엄마가 해 주신 음식을 다 먹지 못해 버릴 때는 진짜 죄짓는 마음이에요.
명절 잘 보내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요.-
그레이스2007.09.20 10:27
서울에 아들,딸 보내놓은 이웃들
(대학생때 부터 아파트를 사서,혹은 전세로 자취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밑반찬이랑 갖가지 만들어서 열심히 가져가는데 다음달에 올라가서 보면
그대로여서 버리고 왔다고 푸념들을 많이 합니다.
그래도 마음 쓰여서 또 만들어 가고...
나는,
올라가서 서울에 있을 동안에만 만들어서 같이 먹고 내려오기전에는
약간의 음식만 냉동 시킨후 냉장칸을 완전히 비워놓고 옵니다.
먹고싶은거 밖에서 사먹어라.
버리게 될까봐 반찬 만들지않는다.- 내가 하는 말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온지 8 년동안
한번도 반찬 만들어서 들고간적이 없는 엄마네요.
김치도 필요한 만큼 사 먹어라 - 남자가 까탈스러운거 안좋다 아무거나 먹어라-
이런식이니
앞으로 결혼을 하더라도 반찬 만들어줄 가망은 전혀~ 없겠지요?
직장 다니는 딸 위해서 밑반찬 만들어주시는 그 정성 생각하면
위숙씨
죄짓는 마음 당연히 들겠네요.
고마우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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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2007.09.20 09:51 신고
많은 주부들의 공통점이 아니겠어요?^^
답글
음식찌꺼기 버리러 가서 보면 엄청난걸 버린걸보고 '어허..'하지만 뒤돌아서면 '난 더한걸..'하는 참..찔리는 마음. 그래서 요즘은 시댁이나 친정서 주시는거 받아오면 일단 나눕니다. 4~5집 나눠주고 남겨서 먹어요. 그래도 버릴때 생겨 참..그래요~ -
갑자기 파전이 먹고 싶어지네요. 여긴 실파나 쪽파가 없어서...^^
답글
저희는 식구가 적어서 음식 재료를 한꺼번에 많이 사는 편이 아닌데도
가끔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남자 둘이 열심히 먹어대는데도 말예요.
친정어머님과 할머님의 말씀, 참 공감하는 얘기입니다.
그 마음 씀씀이가 아름다우세요, 저도 그런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할텐데....
행복하고 신나는 하루 보내시길요~ -
그레이스 언냐가 반성문을 쓸 정도면 저는 어쩌면 감옥에 갈지도 .......ㅋㅋㅋㅋ
답글
음식 버릴때가 젤로 죄스럽지요..
깊이 반성중입니다 ^^-
그레이스2007.09.28 23:43
감옥이라~~~
조크에 웃지않을수가 없네^^
하도 쇄뇌교육을 많이 받아서 버리게될때마다 무지 맘이 불편해요.
어떨땐 찬밥 다 긁어 먹고 더운밥 다시 찬밥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요즘엔 찬밥 남으면 무조건 냉동에.
어쨌던 신경쓰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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