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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행

피레네산맥 - 안도라 공화국.

by 그레이스 ~ 2008. 3. 28.

 

남편의 원래 희망사항은

피레네산맥 안에 있는 작은 나라 - 안도라공화국을 가보고싶었던거였다.

 

페르피낭에서 완행기차를 타고 종점까지 가서 거기서 산악열차인  노란기차를 갈아타고 가야한다고 했는데,

역 안내원이 말하기를 보수공사때문에 산악열차 운행을 안한다고 그러네.

 

큰 여행가방 3개를 끌고 버스정류장을 찾아헤메다가 역앞에서 타면 된다는 말을 듣고 되돌아와서 기다리는데,

이미 산기슭이라 얼마나 바람이 매서운지!!

기차여행을 생각했으면 두터운 옷으로 중무장을 했겠지만

자동차를 빌려서 편하게 모신다는 아들말에

날씨가 안좋으면 차안에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 외투까지는 준비못했었는데...

 

비맞은 참새 떨듯이 웅크리고 있다가 버스를 타고 산속으로 깊숙히 들어가는데 이건 뭐~

강원도 어느 산골이 그렇게나 구불구불할까?

게다가 한쪽은 절벽 낭떠러지!!

좋은경치를 구경할 틈도 없이 정신이 혼미하게 밀어닥치는 멀미!!!

거의 초죽음이 되어서 내린곳이 몽루이.

 

 

 

 

 아침에 호텔 방안에서 바라다본 건너편 풍경.

호텔은 별두개짜리 허름한 수준이었는데 객실의 허름함과는 달리

레스토랑은 특별히 크고 음식도 좋아서 저녁식사때나 아침에도 사람들로 가득 찼었다.(특히나 단체여행객들,가족단위)

스키타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까운 곳에 대단지 휴양레저타운이 있다고 했었는데,

버스에서 내렸을 즈음엔 내가 환자 수준이어서 어디 다른곳으로 옮길 형편이 못되어

바로 옆에있는 호텔로 들어갔었지.

 

 

 

 맞은편엔  유네스코 문화유적지로 지정이 된

오래된 성의 흔적들로 단체로 버스타고 온 학생들과 교사들도 만났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버스길 곳곳에 유네스코 지정 팻말이 있는 오래된 성들이 있었는데,

적을 방어하기위한 2차,3차 관문이었던듯?

 

 

 

첫집이 우리가 묵었던 호텔.

고만고만한 시골 여관 수준들.(

방값은 워낙 싸서 75유로. 저녁식사는 비싼편이었고,아침뷔페는 1인당 9유로)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던지 열이나고 몸살기운까지 겹치는데,

아들은 엄마가 걱정이되어서 어쩔줄 몰라하며

누워있는 엄마 팔다리를 주무르고

어떡해요?

괜찮으시겠어요?

근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나를 위로하는데,

 

정작

이 먼곳까지 끌고와 죽을고생을 시키 장본인은

멋진곳이네~

언제 또 이런곳에 와보겠어?

엉뚱한 소리로 민망함을 떼우려는 심사더라고...

 

어떤 상황에서도  미안하다,

혹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말은 안하는 양반!!

그런 남편을 보니 내 처지가,어찌나 마음이 쓸쓸해지던지...

두볼에 눈물이 주루룩...

울기까지하냐고 당황하더라만.

(쩔쩔매면서 내 눈치를 살피고 약을 멕이고 시중을 들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은 안하지)

 

 

 

 

안도라를 향한  더 이상의 도전은 포기하고

아침에 내려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백두산 높이 정도라던가?

얼마나 바람이 찬지 살을 에인다는 말이 실감나는 매서운 바람때문에

남편이 전화부스안에 가두어 놓은 내모습

(내옷위에 명훈이 자켓까지 껴입은 모양이 영락없는 난민수준!!!)

내가 이런꼴로 여행을 다니다니!!!

 

 

 

 

 

우습다고 어찌나 사진을 찍어댔는지...

시설이 시원찮아서 아침에 샤워하고 단장하는 것도 생략했었고,

옷도 새옷으로 갈아입지않고 어제입은 그대로...

때묻기까지했으면 노숙자 폼이었을텐데.

 

 

 

 깊은 산속이었는데도 곳곳에 집들이 있어서 의아했는데...

프랑스 처럼 땅넓은 나라에 왜 산골에서 살았는지? 

 

이날의 휴유증으로 깊은 내상을 입었는지

저녁마다 열이나고 어지럽고...

약먹고 자고나면 아침에는 괜찮고...

돌아오는 날까지 경계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지냈네요.

 

 

  • 씨클라멘2008.03.29 02:24 신고

    모습이 귀여우신데요..^^
    안도라 공화국은 스키철이 피크라서 미리 예약 하지 않으면 겨울엔 방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던데..

    답글
    • 그레이스2008.03.29 11:13

      안도라공화국은 왠말이며,
      갑자기 피레네산이 왜 가고싶냐고!!!
      분명히
      아들이 안내하는데로 모든걸 맡기겠다 해놓고선.
      추위도 추위지만 멀미때문에 죽는줄 알았네.
      내려올때는
      단단히 대비를 해서
      난리법석없이 페르피낭까지 버스로가서는 거기서 님므로 갔어요.
      님므,아비뇽,아를르...

  • 옥쌤2008.03.30 16:02 신고

    하하하..
    밑에 신문지만 깔았으면 완벽인데..ㅋㅋㅋ

    답글
    • 그레이스2008.03.31 23:05

      딱이지?
      내가 얼마나 폼생폼사를 찾는데...
      스타일 다 구겼지뭐.

  • 티케~~~2008.03.31 11:50 신고

    실제 그레이스님은 고생에 고생~~ 하셨겠지만...
    보는 우리들은 왜이리 즐거운지... 그럼 안돼겠지요??
    지난번 스위스 갔을때 전 먹는 것마다.. 쭈욱 대면서 힘들었는데...
    신랑은 계속해서 잼나다며 웃었던 생각이 나네요~~
    긍데 왜 아푸셨던게 아찌 때문이였는지... 차근 읽어보면 나오겠지요??

    답글
    • 그레이스2008.03.31 23:09

      저녁 6시에 부산 도착해서 남편에게 전화만하고,역에서 바로 파라다이스로 직행 (무려 17일만에 온천욕을 하고)
      집에와서 서울에서의 일 경과보고와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컴퓨터를 켰어요.
      후속편을 계속 올려야하는데
      오늘 할수있으려나?

  • 미친집CrazyParis2009.12.11 06:35 신고

    저랑 같은 곳에서 묵으셨네요...

    답글
    • 그레이스2009.12.11 09:52

      반가워요~^^
      언제 갔었나요?
      나는 고생한 기억밖에 안남았어요.

  • 미친집CrazyParis2009.12.11 23:21 신고

    한달전입니다. 제 블로그에 몽루이 사진이 있습니다. 어제 올렸어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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