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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들

오늘 하루.

by 그레이스 ~ 2015. 8. 27.

 

아침에 다림질을 하면서 계절 바뀜이 피부로 느껴졌다.

다리미의 열기가 싫기는 커녕 오히려 따뜻해서 좋은...

안방에서 나오는 남편은, 밤에 자다가 일어나 얇은 긴팔내의를 꺼내 입었단다.

더워서 팬티바람으로 잤던 게 엊그제였는데.

 

우리 형제자매들이 어릴 때 조금 더우면 덥다고, 조금 추우면 춥다고 호들갑을 떨면,

할머니께서는,인간이 제일 간사스럽다고...참을성없음을 꾸중하셨던 일이 기억난다. 

참을성없는 게 아니라 민첩하게 대처를 잘하는 거라고 쫑알거렸지.

 

태풍이 지나간 뒤 더욱 깨끗해진 공기가 차가움까지 더해서,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토스트 한 식빵 한조각에 버터와 (딸기쨈 대신)꿀을 바르며, 영국에서의 아침이 생각난다고 했더니,

남편도 맞장구를 치며 브라이톤해변과 남부의 예쁜 마을들을 화제에 올린다.

식탁에 앉아 마음은 영국여행을 다닌... 아침식사였다.

 

11시 컷트 예약을 해둔 미용실 들러 동창모임에 갈려고 집에서는 10시 30분에 나섰다.

컷트를 하면 머리카락이 얼굴에 묻는다고 화장품을 챙겨서 들고.

원피스를 입고 목걸이에 구두에 핸드백에,그러나 맨얼굴에 머리모양은 제멋대로 뻣친 모양이라니... 

그러고 나선 모습을 동네사람이 볼까봐 고개를 숙이고 주차장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수다떨고 노느라,5시에 호텔가서 목욕만 하고 집에 와  지금 저녁준비에 바빠야 하는데,

늦을꺼라고 전화가 와서 컴퓨터 켜놓고 딴짓하는 중.

 

 

  • 키미2015.08.28 09:41 신고

    버터에 꿀을 발라 먹는 토스트를 저도 엄청 좋아해요.
    근데 유럽의 꿀과 한국의 꿀은 맛이 조금 다르던데요. 우유도 맛이 다르고..
    빵이 먹고 싶어 여행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ㅎㅎ
    햇살이 눈부신 날입니다. 이불을 빨아서 옥상에 널어놓고, 바람이 일렁이는 마당을 보노라니
    어느새 가을이 느껴지네요. 가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답글
    • 그레이스2015.08.28 12:48

      영국에 가서 처음으로 빵에 꿀을 발라먹는 걸 알았어요.
      노릇하게 구운 뜨거운빵에 버터를 가볍게 바르고 꿀을 펴 발라서 따끈한 홍차를 마시면서 먹는...
      그리고 계란프라이와 베이컨을 곁들여서.
      어제는 홍차대신 커피를 마셨어요.
      유럽꿀이 더 진하고 향기도 독특하지요?
      키미님 말처럼 프랑스의 빵 이태리의 빵...
      아침에 빵집앞에 가면 빵굽는 냄새가 얼마나 좋았는지...나도 여행 가고싶어요~~~~~

      지난번에 그 청년의 사연.
      백일전에 부모가 이혼하고,조부모가 안고와서 키운...(얼마후에 아버지가 우울증으로 자살을 해서 고아가 된)
      부유한 조부모님이 더 잘 키우고싶어 고등학교 입학무렵 유학을 보냈는데,
      영국의 명문고등학교에서 적응을 못하면서도
      할아버지 할머니 걱정하실까봐 내색도 안하고 지내다 결국엔 병이 나서 한국으로 연락이 온...
      졸업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에 잘 다니는데,
      자라면서 줄 곧 느꼈던 그 청년의 외로움과 마음고생이 어찌나 애처로운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고민하더니,
      어제 좋은 소식을 들었어요.
      내 마음까지도 편안해 졌어요.

    • 키미2015.08.28 17:53 신고

      좋은 소식이라니 제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외로운 영혼들이 치유받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스무 살 학생들을 보면 순수한 기운이 넘쳐 흘러요.
      아름다운 아이들이 있어서 학교에 가는 것이 무척 즐겁답니다.
      가끔 유럽의 거리들이 생각납니다.
      훌쩍 가보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렵네요.

    • 그레이스2015.08.29 10:28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 하나 더 있는데,
      어릴 때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어른이 되도록 남아있는 어느 사연을...그 모녀는
      어떻게 풀었는지 소개할께요.

  • 달진맘2015.08.28 20:59 신고

    가끔은 외국에서 막단 음식들이 그리워 지지요
    저는 지츠를 배우러 다디면 생목이 오르게 먹었던 검정 흙빵에 리코타 치즈를 발라 먹고 싶어서 유럽 여행을 꿈꾸고 있지요
    모짜레라를 배우러 이탈리아 남부지방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그곳 고추를 올리브에 복아 놓았던 음식 을 지금도 안매운고추에 올리브유로 뽁아 먹지요
    갓구은 빵에 버터와 꿀,,, 생각한 해도 입안이 행복 하네요

    답글
    • 그레이스2015.08.29 10:02

      어쩌면... 외국에서 먹던 음식보다 그때 그곳의 분위기, 그시절을 그리워하는 맘이 더 큰 것 같아요.
      런던에 살면서 경험한 갖가지 추억들...
      고생 많았던 20대 후반을 지나고나니,
      특별한 보너스처럼, 서른 두살에 멋진 인생이 펼쳐졌네요.

      50대부터는 유럽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만,
      그래도 제일 먼저 기억나는 건 런던에서 살던 시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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