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몸에 비해 얼굴이 많이 통통해서,
두꺼운 옷을 입는 겨울에는 실제보다 5킬로는 살이 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살을 안뺀 똑같은 몸이라도,얇은 옷을 입으면,다이어트 했냐고 살빠졌다고 놀라더라.
날마다 목욕탕에서 만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의 특징을 다 알지만.
어제는 탕속에 앉아 반신욕을 하면서,
체중뿐 아니라,나이보다 10년씩 젊게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여러가지가 화제에 올랐다.
같이 골프를 치는 일행들 중에 한번씩 성형외과에 다녀오는 경우는 제외하고.
좋은 생활습관,자극성이 없는 음식,적당한 운동과 수면,충분한 수분공급,밝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
그리고 늙음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자세.
70대 언니들과 얘기하다보니,갑자기 닥칠지도 모르는 죽음과 영정사진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온다.
사진관에서 찍은 증명사진 말고,자연스러운 스넵사진이 더 좋겠다는 얘기도 있다.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
집에 와서 찾아보니,나혼자 찍은 사진이라는 게 딱 한장 있더라.
얼굴이 통통하고 크기때문에, 실물보다 더 살쪄보여서 사진 찍는 걸 싫어한다.
(더구나 어깨가 넓어서 펑퍼짐한 셔츠를 입으면,놀랄 정도로 덩치가 있어 보이더라.)
아래 사진은 작년 11월 4째주 일요일에 큰아들집에서 남편이 찍어준 거다.
(만삭 며느리의 출산일을 정해놓고,그 일주일전에 아버지 생신이라고 모였더랬다)
무슨일때문이었는지 아들과 며느리는 잠시 외출을 했고,
남편과 나, 둘이만 있으면서 장난삼아 찍은 사진이다.
허리가 잘록하게 강조되는, 검정색 니트 원피스를 입고 꽃무늬 숄을 두른 모습이,
원피스 소매가 꽃무늬인 듯 착각이 되기도 하네.
지난주에 찍으려던 증명사진은 그날 다른 일 때문에 못갔었다.
이번 수요일엔 운전면허증 증명사진 찍으러 가서,이런 느낌의 독사진도 하나 찍어야 겠다.
5년마다 새로운 영정사진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첫번째 사진이 되겠네.
영정사진을 준비해 두면,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