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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할아버지 솜씨

by 그레이스 ~ 2021. 8. 14.

 

점심은 양념해서 가져간 불고기와 밑반찬으로 먹고
저녁밥은
며칠 전부터 직접 준비하겠다고 재료를 챙겨 온
남편에게 맡겼다
옆에서 지켜보니
야채는 버터에 식용유 조금 섞어서 볶고
닭고기 너겟은 기름에 튀기고
햄버거는 전자렌지에 절반 익혀서
후라이팬에 굽는다
전자렌지보다 에어프라이기에 익혔다가 구우면
더 좋다고 했으나 안 듣네
어쨌거나
며느리도 부엌에 오지마라
마누라도 옆에 있지말고 가라
혼자서 다 준비하고 식탁에 차리겠다고
큰소리 치시더니 한상 차려 내셨다
아직 식탁 매트도 안 깔았고 다른 반찬도 안 나왔지만

 

 

  • 토론토 양배추2021.08.14 21:16 신고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멋진 밥상을
    차려 주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럴때 며느님도 그레이스님도 모른체
    하시는게 더 좋겠지요?
    그래야 어깨가 으쓱하실테니요.
    그럴듯하게 잘 차려 내셨어요.
    엄지척 한번 해주시면 다음에도
    맛난 밥상을 준비하실거 같아요.

    답글
    • 그레이스2021.08.15 06:21

      지난주 일요일에도 짜장면을 만들어 주셨어요
      돼지고기를 넉넉히 넣고 소스를 볶다가 양파를 넣어서 맛있게 되었습디다
      즉석에서 만들었으니 배달 시킨 것보다 맛있다고
      아이들도 어른도 좋아했고요
      손주들 반응이 좋으니
      마트가서 장볼 때 그렇게나 열심이예요

  • 하늘2021.08.15 11:35 신고

    와… 딱 훼미리레스토랑 어린이 메뉴예요
    그레이스님은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게 맞아요

    저희 남편은 라면 끓이는 거 외엔 아무것도 못해요
    어릴적 부터 부엌 근처에도 못가게 하는 양반집 교육탓도 있겠지만 본인이 아예 의욕도 솜씨도 없어요
    정말 아플때 죽좀 끓여 달랬드니 밥을 해왔드라구요

    모더나 2차백신 맞고 거의 죽다시피 앓고 있는 와중인데
    이 글을 보곤 댓글을 써야겠어서. ㅎ

    답글
    • 그레이스2021.08.15 12:04

      큰아들집에서 10시 반에 나와서
      한시간만에 용인집에 도착했어요
      평소보다 일찍 온 이유는,
      하윤이 생일이 내일이어서
      오늘 우리집에 와서 생일파티를 하기로 했어요
      오후 다섯시에 저녁 먹기로 했으니 바쁘진 않겠어요
      미역국 이틀 전에 끊여놨고 불고기 양념 해놨으니
      당면 불려서 넣고 서울식 불고기 전골을 할 생각입니다
      할아버지는 오늘도,
      솜씨를 발휘해서 어린이 세트를 만들 꺼고요

      집안일 잘 도와주는 남편은,
      여자의 영역에도 간섭과 잔소리 엄청 많이 하고
      사소한 것도 아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점점 아무것도 없어집니다
      커턴을 바꾸고 싶어도 허락이 떨어져야 되고, 색깔 선택도 참견하고...
      심지어 마트에서 장보는 것도...
      그래도 도와주는 남편이 좋을까요?

  • Rowdymom2021.08.15 15:35 신고

    아니요! I know what I am doing, been doing it over Forth ..something years!하고 소리지를것..같아요, 전.

    답글
    • 그레이스2021.08.15 15:56

      어떤 기분인지 공감해줘서 ... 반가워요~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에게 그만두라고 말을 못하는 이유는
      본인이 즐거워하고
      또 아내를 돕는다고 뿌듯하게 생각하는 게 옆에서도 느껴져서 ...
      그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좋은 할아버지라고 말하는 겁니다.

      작년 사고이후로 나를 환자라고 생각해서 집안 일 사사건건 자기가 대신 해야 된다고 그러는 것 같아요.
      내가 다 할 수 있으니 당신은 손 떼라고 할 수도 없고...

  • Silky2021.08.15 21:46 신고

    어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딱~ 한끼 만이라도 우리 집 양반 혼자만의 레씨피로
    준비하는 동안 절대 날 부르지 않고
    온전한 밥상을 준비해서 대접해 주는 꼴^^을 매우 많이 보고 싶은 사람 입니다...ㅉㅉ

    답글
    • 그레이스2021.08.16 08:02

      ㅎㅎㅎㅎ ~ 라면 하나만 끓일 줄 아는 남편이 의외로 많습디다
      친정오빠도 비슷한 수준인데 ....
      그대신 모든 권한은 아내에게 있어서 의견충돌이라는 게 없고
      시장 보러 갈 때는 오직 심부름꾼으로만 따라 갈 뿐이라고 하더군요.
      아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오빠네 집안 분위기를 부러워했어요
      오빠가 그러니까
      우리 형제자매들은 큰올케를 우리 집안의 대장으로 생각하고 그만큼 대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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