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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냉동고 비우기.

by 그레이스 ~ 2021. 12. 10.

달에 한 번씩은 냉동고 속의 음식을 다 꺼내서 확인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늦어서 어제 정리를 했다

마지막 남은 오징어는 저녁에 볶음을 했고 

한 마리 남은 고등어는 오늘 낮에 구이를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냉장실의 두부를 보니 유효 날짜가 지났네 

냉동실의 고등어보다 두부가 더 급해서 참치캔 하나 따서 두부 짜글이를 만들었다

 

 

어제 아침에는 무를 나박하게 썰어 불린 북어와 참기름에 볶다가 국을 끓였고 

돼지고기 앞다리살 남은 것으로는 김치찌개를 한 번 더 끓여야겠다 

냉동고에 음식재료가 가득 들어있는 걸 싫어해서

오래된 게 없는지 수시로 비운다 

 

연거푸 다림질이 필요한 빨래도 하고,

이불 홑청, 침대 시트도 아침에 빨아서 널었더니 저녁에는 말랐더라 

월요일도 화요일도 바쁘게 움직였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몸을 움직이면서 생각을 정리해야 답이 빨리 나온다 

 

블로그 방문자에게 기분 나쁜 문자를 받았는지 걱정하는 댓글이 있어서

30대 40대 시절이 생각났었다 

그때는 참... 단련되지 않은 생속이어서

억울한 말을 들으면 밤에 잠들지 못하고 속을 끓였었다 

그순간에는 왜 아무 말도 못 했을꼬~ 자신이 바보 같았다고 자책하면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각 10 반씩이고 한 반에 50명씩이니 학생이 전부 3000명이다  

3000명 학부모의 대표를 맡았으니 그 뒷말은 오죽 많았겠나 

 

그 후에 중학교 자모회 대표를 맡았을 때는 카리스마가 생겨서  

웬만한 공격에는 능수능란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 

두 아들이 대학생이 된 50대 이후에는

봉사활동을 10년간 하면서 별별 사람을 대하다 보니 더욱 배포가 커져서... ㅎㅎ

결론적으로 낯선 사람을 겁내지 않는 성격이고

누가 비판을 한다고 해도

내가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면 남의 말은 무시하는 편이다  

 

그런데...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내가 아니라

자식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말에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더라

 

이제는 평상심으로 돌아와서 긍정 모드로 전환됨.

 

  • 데이지2021.12.10 15:07 신고

    냉장고 하나도 잘 관리하려면 부지런해야 하더군요. 친정어머니가 김치냉장고, 냉동고 등등 해서 네 개나 가지고 음식을 신선하게 관리 못하신다고 안타까워하는 후배를 보았어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저도 하나뿐인 냉장고를 다시 한번 살펴 보곤 하지요.
    그레이스닝, 평상심을 회복하셔서 다행이예요!!

    답글
    • 그레이스2021.12.10 16:40

      우리들이 젊은시절에
      그당시 어른들은 시장에 다녀오면
      검정봉다리에 담긴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두곤 하셨잖아요
      어느 봉지에 무엇이 들었는지도 모르고요
      어느 댁에 가서 그런 냉장고를 본 이후로
      냉장고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이예요
      남편은 남은 음식을 아까워해서 냉동고에 넣어 놓는데
      카레 끓인 것도 한달을 넘기면
      오늘 먹든지 버리든지 둘 중에 택하라고 강요를 합니다

  • 여름하늘2021.12.11 10:47 신고

    자식 키우는 어머니의 마음에 공감이 갑니다.
    나는 무슨말을 들어도 어찌 이겨나가고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내 자식에 피해가 간다는 것은 용서가 안되는것이라는..
    현명하게 잘 판단하시리라 믿었습니다.

    두부 짜글이 아주 맛있어보입니다
    뽀얀 쌀밥에 얹어 먹고 싶어집니다
    오늘 저녁엔 냉장고속 고등어를 굽고
    두부 짜글이로 먹어야 겠어요.

    답글
    • 그레이스2021.12.11 15:28

      아들의 회사나 주변인에 대한 에피소드는 아예 언급도 안해야 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혹시 모르잖아요

      두부짜글이 버리는 거 없이 깨끗이 먹었어요
      말린 나물 삶아서 볶은 건 절반은 냉동실에 넣어 뒀고요

    •  
    • 그레이스2021.12.12 09:29

      몇년 전에는 유학 가서 같이 공부한 선배가
      네이버에 인시아드 검색을 했더니 명훈씨 어머니 글이 첫번째로 나오더라 면서 전화를 했더랍니다
      그때는 내용이 아들에 대한 글이 아니라서 예사로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의 직원이
      대표님 어머니께서 블로그에 글 쓰신 것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하더랍니다
      그 말을 듣고 아들이 많이 당황했다 하길래 가슴이 철렁했어요
      아들은 내 블로그를 거의 안보니까
      무슨 내용이 있는지 모르잖아요
      아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용인 집으로 돌아와서 남편이 어찌나 꾸중을 하는지....
      엄마가 블로그에 아들의 사생활을 공개해서
      수백명 직원이 회사 대표의 개인생활을 다 알게 생겼다고요

      아들은 어머니가 오랫동안 블로그를 하셨으니까 중단하시는 것보다
      저에 대한 글만 안 쓰시면 됩니다 했었고요

      그런 일이 있어서
      며칠 고민을 했던 겁니다 [비밀댓글]

  • 눈꽃2021.12.13 11:04 신고

    그레이스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냉동고에 식재료가 잔뜩 쌓여있는 저희집 냉장고를 떠올리고 반성합니다!
    있는 재료들을 다 사용하고, 다른 재료들을 구입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마음 독하게 먹고, 시장을 안보고 버틸 수 있을때까지 버티는걸 연말까지 해봐야 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따뜻하게 조심하면서 지내세요!

    답글
    • 그레이스2021.12.13 12:00

      아마도... 30대 40대 딸들이 친정에 가서 엄마의 냉장고를 보고
      속상해하는 글을 많이 봐서
      더 냉장고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 것 같아요
      나는 걱정하고 정리해 줄 딸도 없으니 내가 알아서 정리하고 살자... 뭐 그런 맘으로
      이번에 냉동고 정리하면서
      내년 봄에 먹으려고 햇땅콩 삶아서 통에 담아 놓았던 거
      간식으로 야금야금 먹어서 절반만 남았어요
      1년치 한꺼번에 사서 소분해놓은 것들은 라벨이 다 있으니까 괜찮은데
      육류와 생선이나 오래 보관하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재료들은
      늦어도 두 달은 넘기지 않으려고 신경 씁니다

      오늘은 글 쓸 재료가 많아서 몇 편을 쓸 지 모르겠어요 ㅎㅎ

  • 산세베리아2021.12.13 13:18 신고

    저도 냉동고 비우기 해야 하는데~~~~숙제랍니다
    아마 시장 안보고 냉파만 해도 한 일년은 살지 않을까요? ㅎㅎㅎ

    몰라서 못먹는 것도 있고
    두식구에
    이젠 뭐든 사다 쟁여두는것은 하지 말아야겠어요

    추워진 날씨에 건강하세요 그레이스님

    답글
    • 그레이스2021.12.13 14:19

      우리집 냉동고에는 내가 넣어둔 음식재료보다
      남편이 너무 많이 만들어서 절반은 냉동시켜 둔 음식이 더 많아요
      그래서 자주 잔소리를 합니다.
      카레라이스 어쩔꺼냐
      토마토 스프 끓여둔 거 언제 먹을꺼냐
      야채 볶아놓은 거 어쩔꺼냐
      이번주 지나면 버리겠다 하고요
      모른척 나는 다른 거 먹다가도 어쩔수없이 같이 먹어야 하니 속상하고 답답해요
      왜 자꾸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남편 때문에 더욱 냉동실을 비우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 Silky2021.12.18 00:48 신고

    우리집 냉장고도 그 댁 냉장고 처럼 남편이 장보는 습성 때문에 항상 비워지긴 어려운 데,
    그 댁 부군 처럼 손수 요리를 하셔서 남겨 두신다면 전 대환영 일 것 같아요! ㅎㅎ
    울 집 남편은 음식재료와 군것질 등을 위한 시장 보기는 애들 어릴 때 부터,
    또 제가 다른 일로 많이 바쁠 때, 더 나아가
    집에 차가 있고 부터는 의례히 자기가 보는 걸로 역할 분담이 되어서
    시장 볼거리를 기록해 주면, 처음엔 그대로 사오니 제 시간도 절약되어 좋고 고마웠었지요.
    헌데 점차 수퍼가 대형화 되고, 차로 생활식품을 주일 또는 명절 등의 생활주기에 따라 대량구매로 바뀌게 되면서주로 자기가 좋아하는 쵸코렛을 비롯한 간식류, 땅콩, 각종 빵 및 케이크, 등은 굳이 말할 필요없이 안 떨어뜨리고 너무나 잘 사오면서,
    밥하는 것 이외에는 일체의 요리를 못하는 사람이 필요치도 않은 야채류나 양념등,
    티비나 신문잡지에 나오는 기사에서 추천하는 식재료 등은 내게 묻지도 않고
    포장도 크게 잔뜩 사와 놓고, 뭔가 영양식이나 발효식을 해 달라고 할 때는
    정말 한심 무인지경에 이른답니다.
    특히 야채들이나 열매, 과일도 사철과일을 박스 체 무조건 사놓치를 않나?
    암튼 내가 잊어 버렸을까봐 사왔다면서, 언젠가는 매실청 만들 때라며
    매실을 두 자루씩 사오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내 일정은 생각치도 않고, 사와서 미쳐 만들시간이 없어 재료를 몽땅 버리게 되거나
    애써 설탕등 다른 재료를 더 포함헤 만들어 논 발효식품도 곧 이은 장기 여행끝에 관리를 못해,
    담궈 놓은 음식을 손도 못데고 버리게 되기도 했지요.
    그런 일로 5,60 대 때는 많이 다투기도 했고, 무조건 사오지 말라고, 달래기도 해보고,
    음식물을 버리는게 죄스러워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이제 나이들어 큰 딸을 비롯해 아이들이 집에 올 때마다 아빠의 장보기 습성을 얘기하며
    견제를 많이 하니 이제야 좀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독일에서 주말마다 치즈케익이나 각종 자기가 좋아하는 케익류를 통째로 사는 습성은 못 고치고,
    그런 손님은 울 남편 밖에 없으니 빵집 아주머니가 아주 반색을 하며, 알은 채를 하며
    처음에는 주문을 미리 해달라더니 요즘은 아예 별말 없어도 의례히 통판을 준비한답니다.
    말하자면, 커피에 케익마니아 인 셈이지요.
    한 9일전(12/9-목) 터키로 여행 갔다 어제(12/16-목) 돌아왔는데,
    터키의 음식이 대개 다 괜찮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았던 것은 달달한 후식이 종류도 다양하고, 풍족했던 것 이라네요.
    이럴 때 마다 저도 어쩔 수 없이(저는 원래 단 음식은 별로 였거든요!) 그 케익을 같이 먹으면서
    케익 좋아하시는 그레이스 님이 독일에서 이웃해 사신다면 울 남편과 좋은 다과 친구가 되셨으리라.... 흐믓한 상상을 해봅니다. 아마도 귀국하면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겠지요?

    답글
    • 그레이스2021.12.18 07:14

      예전에 지인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랫만에 마트에 따라 간 남편들이 이것저것 보이는데로 카트에 담아서
      부부가 다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집에만 있는 일이 아니구나 하고는 웃었어요
      한자루씩 물건을 사는 건...10년 전 즈음에 자주 있었는데
      멀리 전라도쪽으로 2박 3일 낚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단감을 파는 할머니를 봤다고 전부 사 온다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들을 안타까워서 다 사 오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우리집도 매실을 너무 많이 사 와서 매실청을 엄청 많이 만들기도 했었어요
      감당이 안되어 빌라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가져가라고 주기도 하고요
      집집마다 그런 일이 다 있는 모양입니다.ㅎㅎ
      터키의 달달한 후식에 대해서는 여행 다녀온 사람들에게 여러번 들었어요
      선물로 받기도 하고요
      너무 달아서 제 취향은 아닌 것 같았어요
      케이크를 참~~~ 좋아합니다만,
      체중이 늘까봐서 하루에 먹는 양을 정해놓고 그 이상은 안먹으려고 노력합니다
      60대가 되기 전에는 주중에는 안먹고 일요일 하루만 케잌을 먹기도 하고요
      그런식으로 절제를 안하면 원하는 체중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서요

  • Silky2021.12.21 18:50 신고

    부부사이, 자녀들, 형제 자매들, 이웃들(특히 사택 생활의), 또는 친척들 등 인간관계 뿐 만 아니라, 음식물 혹은 기호품 까지도 그렇게 이성적으로 자제해 가며 일상의 삶을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조절하며 행동하시는 분을 만나기가 현실에서 참~ 쉽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블친으로 인연을 맺어, 많이 배우기도 하게되니 이럴 땐 SNS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끼기도 합니다.
    어떤 점에선 오랜 친구와도 나누지 못했던 속내를 나누기도 하고, 전엔 바쁘다는 핑게로 블로그를 열어 놓고도 좀 소홀 할 때도 많았는데, 이렇게 댓글에도 성의를 다 하시는 님의 태도에 자극을 받으며 내 블로그를 다시 돌아보기도 합니다.
    잠시 숙고의 기회를 갖으시고 블로그를 현명하게 계속하시는 데에 경하심과 더불어 감사의 정을 보내고 싶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1.12.21 20:45

      제가 쫌....
      몸매가 망가지는 걸 싫어해서 신경을 많이 썼었어요
      연말이나 명절이 지나고 1~2킬로 늘었으면 곧바로 일주일 이내 원위치 시켰고
      다쳐서 한동안 운동을 못할 때는 하루에 한끼만 먹어서라도 체중조절을 했어요
      그렇게 해서 20년동안 1킬로도 늘지 않게 유지를 했습니다
      그러니 좋아하는 빵과 케잌도 주말에만 먹을 수 밖에 없었어요
      화를 참는다거나
      먹는 걸 절제한다거나
      서운한 감정을 내색 안한다거나
      그런 게 모두 나를 통제하는 거라서 같은 종류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오늘 저녁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남편과 하다가
      나보다 아들과 며느리가 우선이고 손주가 우선이 되는...
      이런 게 어른의 마음이지
      옛날에 할머니도 그랬을 거다 하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릿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저도 실키님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다음에 만나서 속깊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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