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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아귀찜

by 그레이스 ~ 2022. 3. 10.

나에게 아귀찜은 아플 때 생각나는 고향의 맛이다.

몸이 아파서 입맛을 잃었을 때,

혹은 마음이 허전할 때 생각나는 

주민센터 - 용인 세브란스를 거쳐 이마트로 가는 길에

빨간불에 걸려 기다리면서 길 옆을 보니 아귀찜 광고 배너가 눈에 들어온다 

39000원 가격을 19800원으로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내가 반색을 하면서 큰소리로 말하니 남편은 차를 돌려 골목으로 들어가서

동네를 한바퀴 돌아 아귀찜 가게 앞에 섰다

집에 와서 보니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사이즈가 커서 4인분은 되겠더라  

내 기억으로는 1969년인가 1970년에 

마산 오동동 초가집에서 처음 아귀찜을 팔았다 

예전부터 있었던 미더덕찜 만드는 방법으로

미더덕 대신 약간 말린 아귀를 사용해서 만든 찜을 판매했던 게 아귀찜의 시작이다 

식당도 아닌 가정집에서 안방 작은방에 손님을 받았던 

옛이야기를 하면서 밥 한 그릇을 비웠다

 

 

    • 그레이스2022.03.10 22:26

      마산에서 시작된 메뉴이지만 몇 년후에는 전국으로 퍼져서
      각 도시마다 유명 맛집이 생기더군요
      매운 맛 순한 맛으로 선택할 수 있고 시원한 물김치가 같이 나오고요
      첫아이 임신하고 입덧이 심해서 아무것도 못 먹는 중에 아귀찜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친정에 전화했더니
      여동생이 오동동 초가집에 가서 갓 만들어 뜨거운 그대로 스테리스 통에 담아 시외버스 타고 울산으로 가져왔습디다
      시내에서 떨어진 사택까지는 3시간 정도 걸렸을텐데 약간 온기가 있을 정도였어요
      뭐든지 먹으면 토했는데 아귀찜은 먹을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지금도 감기몸살을 하거나 입맛이 없을 때 생각나는 음식이예요

  • Silky2022.03.11 06:56 신고

    아 저도 아귀 찜에 대한 애깃 거리가 있네요!
    저는 2000년 대 전후 였던 것 같은데, 암튼 정확한 년도는 생각나지 않지만,
    제 평생의 은사이셨던 고 이효재 교수님이 은퇴하시고 어머님과 조카등 친전식구들이 살고 계시던,
    진해로 낙향하셔서 연구소와 집필로 이어가시던 어느 날, 남편과 몇년간을 미국에서 지내게 될 것 같아
    부산 시댁에 들렀던 차에 작별인사 차, 진해 댁으로 찾아 갔었지요.
    당시 선생님 께서 아마도 마산시내 였던 듯, 아주 아귀 찜 먹어 보았느냐? 물으시면서
    아주 잘하는 집이라고 안내 하셨었는데, 전 너무 맵고 양념이 짙은 것은 소화가 좀 불편하다 말씀드렸더니,
    아귀 찜과 **뽈찜? 두 점시를 청하시더니 " 맛 보고 네 입에 맞는 것 먹어 보렴!" 하셨었지요.
    울 부부와 선생님 수양 딸등 네 명이 두 접시를 식혔었는데, 저는 아귀 찜은 맛 만 보고,
    이름은 잊어버렸는데, < **뽈찜? >이 훨 제게 맛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집 양반도 아귀 찜을 좋아해서 가끔 같이 먹자고 하는데, 전 끄 때 먹었던 뽈찜은 먹고 싶은데,
    서울이나 이곳 북 쪽에는 아귀찜 밖에는 안 보여서 아직도 그런 뽈찜은 먹어 보지 못했지요.
    재 작년에 돌아가신 스승님의 수양 딸을 올 봄 진해 벚꽃 철에는 꼭 찾아가,
    선생님 사후 진해시가 만들어 헌정한 "이효재의 길"도 걷고, 그 뽈찜 집도 가보려고 합니다.
    혹시 그레이스 님도 그 쪽 마산 창원 쪽으로 가시게 되면
    우리나라 여성학과, 여성운동사의 선구자 이셨던 "이효재의 길"을 한번 걸어 보시길 강추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3.11 07:34
      대구뽈찜은
      대구를 한상자씩 대량으로 손질하는 과정에서 알과 고니 내장은 따로 떼어내고
      알을 뺀 몸통은 싼값에 살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가리만 모아서 아주 싼값에 판매하는 것을 사 와서 요리한 것이 뽈찜이예요
      경상도 사투리로 뺨을 뽈때기라 하거던요
      대구가 큰 생선이라서 아가미 주위에 쫄깃한 살이 많아서 맛있어요
      아귀찜과 뽈찜의 양념은 똑같습니다

      진해는 저에게도 추억이 많은 곳이어서 창원 갈 때는 드라이브 겸 자주 갔었어요
      진해에 가는 기회가 생기면 꼭 이효재의 길을 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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