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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홍합탕과 옛 추억

by 그레이스 ~ 2022. 1. 6.

수요일 재활치료를 마치고 곧장 마트에 가서 

메모지에 적어놓은 필요한 물품을 카트에 넣고 생선코너로 갔다 

고등어와 꽁치만 사고 다른 건 안 산다고 했는데

홍합 2킬로와 생굴 한 봉지(250그람)를 더 샀다

 

생선 종류는 1주일 먹을 만큼만 사야지 남아서 냉동실에 둘 정도로 많이 사는 건 질색이다 

마산 울산 부산... 나는 어린 시절부터 쭉 바닷가 도시에 살아서

생선은 싱싱한 것 사서 이틀을 안 넘기고 먹는 걸 좋아한다 

 

남편은 어린시절에 강원도 산골에서 살아서

소금에 절여서 오래 두고 먹었던 그 기억에 소금 간해서 저장된 생선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아무튼 소금간을 했지만 냉동이 아닌 생고등어와 생꽁치를 샀으니 

그 정도면 합의를 잘 본 편이다 

어제저녁에 꽁치구이를 먹었으니

오늘은 홍합탕을 먹으려고 꺼내 놓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해운대에 살 때는 재래시장 가서

아침에 어시장에서 받아 온 홍합을 큰 다라이에 쏟아놓고 바가지로 퍼서 주던 걸 샀었는데

여기서는 마트에서 사니까 밀폐 포장된 걸 산다

홍합을 보더니 

남편은 출장 다니면서 먹었던 프랑스와 네델란드의 홍합탕 이야기를 하고

나는 런던에서 아들과 셋이서 먹었던 그날을 떠올렸다 

런던 중심가 셀프리지 백화점 부근의 골목에 있는 식당.

찾아보니 사진이 있어서 가져 왔다 

 

식당마다 근사하게 꾸며 둔 실내 홀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저렇게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해서 며칠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단다 

게살 케이크와 홍합탕까지 애피타이저이고  메인 요리는 스테이크였다 

두 가지 와인과 애피타이저에 배가 적당했고 메인 요리는 절반만 먹고도 배가 불렀는데 

그럼에도 디저트는 각각 하나씩 시켰다 

내가 크렘브륄레와 사과파이 둘 다 먹겠다고 해서 남편과 절반씩 나눠 먹었다

식사를 했던 1주일 후에 백화점에 갔다가 그 골목에 가서 낮 사진을 찍었다

흰 앞치마를 두른 아저씨의 바로 뒷 테이블에 앉았었다

어린 시절에 할머니 따라 어시장에 가서 명절에 쓸 생선을

다라이에 가득, 이고 오던 장면도 떠 오른다 

미더덕 멍게도 홍합도 꼬막도...

 

  • 여름하늘2022.01.06 15:21 신고

    큰다라이에 담겨있는 홍합을 바가지로 퍼 담아서
    그렇게 사서 집에 와서 금방 삶아서 먹으면
    국물도 시원하고 정말 맛있었을것 같습니다.

    런던의 사진을 보니 저는 지원이와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저러한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먹었던 달팽이요리 생각이 나네요
    짖궂은 웨이터 생각도 떠 오르구요
    그레이스님 추엌이야기 하시니 참 좋지요?

    도쿄는 지금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답니다
    일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눈이며 첫눈이예요.
    그리고 년말년시 긴 연휴가 끝나니 코로나 확진자수가
    폭발적으로 전국에서 펑펑 터지고 있어요
    이러한데 눈이 내리니 더 을씨년스럽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06 16:54

      부산은 제일 큰 어시장이 말고도
      해녀가 잡아오는 자연산 홍합과 전복 소라 멍게를 쉽게 살 수가 있어서
      언제라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는데
      여기서는 그런 것들이 다 아쉽고 그립네요
      내가 건강한 몸이면 소래포구 어시장이나 비슷한 곳을 찾아 갈 수 있을텐데...
      남편에게 가자고 할 수도 없고요

      프랑스에서의 추억도 만만찮게 많습니다
      두 아들과 공항에서 자동차를 빌려서 프랑스 남부해안까지 갔었던 ...곳곳에서의 추억들
      남편과 둘이서 파리에 갔었던 며칠과
      또 마르세유에서 먹었던 해산물도 기억에 남는 음식입니다

      도쿄는 12월까지는 영상 날씨이다가 1월이 제일 춥다고 했으니
      펑펑 내리는 눈으로 겨울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군요

      코로나는... 새로운 변이가 나오더라도 그냥 독감 변이처럼 생각하라는 외국의 뉴스도 봤어요
      더 이상 겁먹지 말고 일상생활로 복귀하라는 뜻으로요

  • 키미2022.01.06 16:48 신고

    어머...레스토랑 사진을 보니 진짜 유럽 생각이 팡팡 나네요. ㅎㅎ
    창가 제라늄 화분들 좀 보세요. 정말 이쁘군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젊었던 그 시절엔 그냥 스쳐갔던 풍경들이 나이가 들면서 더 아름답게 생각됩니다.
    이런 시국이 되고보니 언제 또 저렇게 거리에 앉아볼런지..
    그레이스님 예전 사진 보고 전 독일의 뮌헨 슈바빙이 떠오르네요.
    지나간 추억은 아름답다는 말이 맞습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06 17:08

      저 사진은 58세 여름인데
      50대에는 유럽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그 하나 하나가 참으로 아름다운 나날이었네요
      키미님 댓글을 보고
      나도 친구들과 독일 갔었던 일주일을 생각해 봅니다
      주 목적이었던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도, 또 다른 도시들 구경도 다 좋았어요

  • 데이지2022.01.06 18:09 신고

    그레이스님!
    새해네요. 겨울 한복판에서 보는 유럽의 레스토랑 사진이 넘넘 풍요롭고 그리운 것으로 다가오네요.
    아름답던 추억은 오래 살아남아 늘 따뜻한 온기를 가득 전해 주죠. 가족들과 담소했을 그레이스님 모습, 밝은 웃음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다시 한번 그런 날들이 다시 왔으면 합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06 21:41

      데이지님~
      제가 요즘 현재가 아닌 과거의 시간으로 떠나는 순간이 많아졌어요
      건강해서 어디든지 갈 수 있었던 ... 여행도 하고싶고
      잘 차려입고 오페라 보러도 가고
      뮤지컬 공연을 보러도 갔던 것처럼
      지금도 현장에 가서 그런 감정을 느껴보고 싶어요

  • 토론토 양배추2022.01.07 23:14 신고

    그레이스님 저희는 홍합탕을 만들때
    국물은 우유로 하구요.
    샐러리를 잘게 자르고 마늘 다진것 넣고
    그렇게 끓이면 맛있어요.
    그전엔 자주 해먹었는데 요즘은 물가도
    너무 오르고 그런 관계로 자주 못해 먹지요.
    그레이스님 예전일이 생각이 많이 나시는가
    봅니다.
    그래서 추억이라는것이 존재하지요.
    추억은 정말 좋은것 같아요.
    사진속 음식이 맛있어 보입니다.

    답글
    • 그레이스2022.01.08 07:51

      아~!
      좋은 팁을 주셔서 고마워요
      다음에는 꼭 우유를 부어서 삶아 볼게요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 토론토 양배추2022.01.08 08:20 신고

      우유를 넣고 끓일때 잘못하면 끓어
      넘칠수가 있으니
      잘 지켜보셔야 합니다.
      맛나게 해서 드셔보세요.
      샐러리가 들어가서 아주 맛이 좋아요.

    • 그레이스2022.01.08 09:59

      다음 주에 샐러리도 넣고 잘 끓여볼게요
      고맙습니다~^^

  • Chris2022.01.08 07:08 신고

    해외에서 오래 살아도
    뿌리는 엣 훍을 못 잊는지
    통통배 바닥에 앉아
    지저분한 도마에서 썰어내는 고기 한점과 바닷내음이 주던
    그 맛을 잊지 못하겠네요.

    답글
    • 그레이스2022.01.08 07:55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남편이 남해 여수 쪽으로 2박 3일 낚시를 자주 가셨어요
      장거리가 아니라도 일주일에 5일은 낚시를 갔으니
      갓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손질해서 먹는 장면이 자연스레 떠 오릅니다

    • Chris2022.01.08 09:43 신고

      여수(옛 여천)에서 한 5년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혹시 남편분 낚시터 사진 있으면 포스팅해 주세요.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을가 싶어서...ㅎ

    • 그레이스2022.01.08 09:51

      예~
      찾아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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