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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 밤중에 깨서 여권이 유효기간이 지났을 것 같은 불안함에 일어나서 문갑 서랍을 열어보니 없다 한 집에서 오래 살다 보면 물건을 두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 여권은 어느 곳에, 자동차 보조키는 어느 곳에, 은행 관련 통장과 서류는 어느 곳에, 찾을 필요도 없이 바로 위치가 머리에 떠오르는 20 년을 그렇게 살다가 용인으로 이사 오면서 문갑 속을 다 비워서 한꺼번에 박스에 넣어 왔었다 이사 후 다시 정리하면서 앞으로 외국여행할 일이 있겠냐 하면서 다른 곳에 넣어 둔 듯 안방과 옷방 모든 서랍을 뒤집었다 찾아서 확인하니 다행히도 2024 년 4 월까지 유효하다 (2014년 4 월에 발급) 새벽 두 시에 난리를 피웠으니 잠이 달아나버렸네 일본에서도 카마쿠라가 가고 싶은 곳으로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일본 가서 처음 가.. 2023. 9. 7.
하윤이 작품 하윤이가 디자인한 그림으로 티셔츠를 주문해서 오늘 받았다고 사진이 왔다 magic을 그림체로 쓴 듯 하윤이 본인 것 하영이 거 하준이 거 하윤이가 그림을 그리고 직접 티셔츠 제작하는 업체의 홈페이지에 찾아가서 가격을 알아보고 엄마에게 결제만 해달라고 부탁해서 만들어진 티셔츠라는 설명이다 그림파일을 보냈더니 티셔츠에 프린트를 해서 왔다고 며느리도 신기하단다 자기가 그린 그림파일을 업체에 보내서 티셔츠에 프린트하는 건 일주일에 몇 번씩 다니는 화실에서 선배들에게 배웠을 거다 할머니는 정하윤 작가님이라고 불렀다 ㅎㅎㅎ 2023. 9. 6.
김치냉장고 청소 김치냉장고 두 칸 중에 하나는 과일 저장으로 온도를 맞춰놓고 맥주나 콜라 쥬스 다른 음료 과일 보관용으로 사용하고 한쪽만 김치 저장용으로 마이너스 1도가 될 정도로 맞춰 놓았었다 이사를 온 이후 전기 코드를 뽑고 완전히 비워서 청소하지 않고 김치통을 꺼내고 넣을 때 국이 든 냄비나 육류를 넣어 둘 때 바닥만 닦아내는 정도로 대충 했더니 성애가 얼어서 두꺼운 얼음이 되었다 냉장고벽에 직접 닿으면 음식물이 어는 경우가 있어서 그나마 아이디어라고 야외 나갔을 때 바닥에 까는 자리를 잘라서 병풍을 만들었더니 깔개의 위쪽에만 얼음이 생겼다 깔개를 들어낸 아래 부분은 얼음이 없이 매끈하다 뜨거운 물을 부어 얼음을 녹여내고 다시 깔개를 넣었다 깔개가 완충재 역할을 해서 내부 온도가 가장자리나 중앙이나 일정하게 유지되.. 2023. 9. 6.
아직 연락은 못 받았지만 누구나 다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을 거다 완벽하게 즐겁고 행복한 날도 쓸쓸하고 슬픈 날도 겪으면서 사는 게 인생이니까 혼자 있을 때는 수시로 쓸쓸함에 빠지는 감정을 떨쳐버리려고 추석연휴에 여행 가는 일정을 떠올린다 큰아들에게서 일본 가는 비행기표 티켓팅했다는 연락을 못 받았지만 떠나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믿고 준비물을 챙기는 중이다.ㅎㅎㅎ 어제는 가방에 넣어 갈 옷을 챙겨서 어울리는 스카프까지 코디해 놨고 오늘은 온라인 마켓에서 다시마환을 구입했다 16 년 전부터 외국여행을 갈 때는 필수적으로 챙겨가는 물품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쾌변을 하는데 여행 중에는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평소와 달라지고 먹는 것도 달라서 누구나 변비가 될 확률이 높다 2007 년 16.. 2023. 9. 5.
주니어 아이스하키 리그 윤호가 아이스하키 시합이 있어서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전주 가서 토요일 일요일 이틀 연속으로 시합을 한다더니 다행스럽게도 윤호가 소속된 팀이 1 등했다고 조금 전에 사진이 왔다 팀이 1 등한 거라서 메달은 각각 받고 상장은 하나인데 돌아가면서 들고 사진을 찍은 듯 이런 경험이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2023. 9. 3.
엘에이 갈비 8 월 16일이 하윤이 생일이어서 미역국과 엘에이 갈비 양념에 재워서 보냈었는데 남편이 서울 손주들은 안 해주냐고 묻는다 지난 주말에는 당신이 병원 상담 및 낚시 가느라 서울 못 갔으니 그리 되었다 하고 어제 오전에 마트 가서 갈비 1.5 킬로를 사 왔다 오전에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양념해서 냉장고에 넣어 뒀다 미역국을 끓일 때는 양지를 사는데 이번에는 우리 먹을 거라고 값이 싼 앞다리살을 사서 미역국도 한 솥 끓여놨다 부추 300 그램으로 겉절이처럼 양념해 놓고 신김치 남은 것으로는 돼지고기를 쓸 수 없으니 참치 캔 절반만 넣고 볶아놓고 마트에서 발견한 약밥 한 통에 3980 원인데 1+1으로 두 통에 3980이라네 먹어보니 떡집에서 파는 약밥과 비교해도 맛이 뒤지지 않는다 그러니 반값에 먹는 셈이.. 2023. 9. 1.
이맘때가 되면 9 월이 시작되는 즈음에는 사소한 일에도 서러워지고 감정을 추스리기 어려워진다 30대 40대에는 온갖 서러움이 한꺼번에 터지는 듯이 울면서 며칠을 보냈는데 50대 이후에는 그 슬픔도 점점 옅어져서 담담하게 9 월을 보냈었다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신 날짜가 1969 년 9 월 14 일 음력으로 8 월 3 일이다 마흔 두 살의 젊은 엄마, 내 나이는 열아홉 어린 동생들은 4 학년 6 학년 중학교 2 학년 고등 1 학년. 열아홉 판단에도 동생들이 나를 의지할 거라는 생각에 나는 울면 안 된다는 결심을 하게 되더라 갑자기 어른이 된 듯 행동을 단속하고 살다가 꽁꽁 묶어둔 슬픔이 어른이 되고 난 후에 터진 듯 30대에는, 엄마 생신에도 어머니날에도 돌아가신 9 월에도 하염없이 울었다 40대가 되어서는, 엄마가 단.. 2023. 8. 31.
미씨 유럽 서울 모임 22 명이 3 개의 날짜 중에 투표를 해서 오늘로 정해진 서울 모임이 큰아들네 집 근처 다른 아파트에서 있었다 이 박사님 선배님이 여행 가는 동안 자기 집을 선 듯 빌려주신 거다 대구에서 참석하는 회원은 아침 8 시 전에 출발해서 고속도로 진입하기 직전이라는 문자를 시작으로 지방에서 오는 사람들은 지금 출발합니다 라는 문자가 이어졌다 나는 참석도 못하면서 쏟아지는 카톡을 일일이 확인하는...ㅎㅎㅎㅎㅎ 음식은 무엇을 가지고 올지 각자 정해서 단톡방에 올리더니 일회용 접시가 너무 이뿌다 하이얏트 호텔 주문 케이크 외국에 있는 언니 대신 재능기부를 하려고 참석한 KBS 아나운서님은 여러 가지 선물을 준비했더라고 화장하는 방법 시연과 신뢰성 있는 발성법 강의를 했단다 올드머니 룩 베스트 드레서로 뽑힌 회원 사진.. 2023. 8. 28.
낡은 옷 13~15년 전 추석 전날, 현관 벨소리에 부엌에서 일하다가 그냥 나갔더니 명절 선물을 들고 온 신사 분이 나를 쳐다보고는 사모님은 안 계시냐고 물었다 순간 사태파악을 하고는 사모님은 마트에 가셨다고 하고는 선물은 두고 가시라고 했더니 자기네 회사 사장님이 꼭 사모님 뵙고 인사 전하라고 했단다 명함을 두고 가시면 잘 전달하겠다고 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남편이 사장 명함을 가진 이후에도 가사도우미를 안 쓰고 계속 혼자서 일했으니 청소하거나 음식을 많이 만들 때는 헌 옷을 입고 있었다 괜찮은 실내복, 말하자면 홈드레스도 여러개 샀으나 일을 안 할 때 입는 거고 어제 베란다에서 말린 옷을 걷어와서 접다가 낡은 티셔츠를 보고 옛 생각이 났다 목이 늘어난 셔츠에 여기저기 전부치던 밀가루 자국이 묻었으니 파출부 아줌.. 2023.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