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378 월요일 아침 어제 오후 집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거실의 난 화분을 봤다 이틀사이에 꽃이 활짝 폈네 반가운 맘에 사진을 찍어놓고 베란다의 절반만 핀 난 화분도 살펴봤다 밖의 꽃도 곧 활짝 피겠다 어머님이 생밤 좋아하시던 생각이 나서 한 봉지 사놨다면서 예쁜 잔에 커피와 생밤을 담아 왔었는데 나머지는 집에 가져왔다 서울에서 가져온 모양은 마카롱과 비슷하지만 부드럽고 파삭해서 질감은 아주 다르다 오늘 아침에는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라고 그릇장 속의 커피잔을 꺼내 분위기를 바꿔 봤다 친구들은 꺼내 쓰고 닦아 넣는 게 귀찮아서 고급그릇은 쓰지도 않는다는데 나는 워낙 그런 걸 좋아해서 기분전환 한다면서 수시로 꺼내서 분위기를 바꾼다 외출할 일이 없어도 옷을 꺼내서 이렇게 저렇게 코디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랄까 2024. 2. 26. 써프라이즈 토요일 저녁에 출퇴근하는 아줌마가 저녁준비로 떡국을 끓인다고 양지를 사 와서 끓이고 있었다 끓인 국물에 물에 담가놓은 떡국떡만 넣으면 된다고 식탁에 매트를 깔고 기다리는 중에 배달음식을 가져왔다고 인터폰이 오길래, 낮에 윤지가 스파게티 먹겠다고 해서 면을 삶아서 줬는데 다시 시켰나 보다 했었다 현관에서 받아 들고 오면서 며느리가 하는 말이, 어머님 생신축하 음식이란다 뭔가를 기대하기는커녕, 전혀 생각도 못한 일이어서 에구머니나~, 생일 지난 지가 언젠데 새삼 웬 말이냐고 며느리를 나무랐다 식탁에 놓고 음식을 펼쳐 보면서 지난번 통화 중에 일식집에 가려다가 날씨가 안 좋아서 그만뒀다 했던 그 말을 기억하고 시켰구나 싶으니, 며느리에게 위함 받는 시엄마라는 생각에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던 모양이다 (늙으면.. 2024. 2. 25. 금요일에 서울로 지난 주말에 안 갔으니 또 2 주만에 간다 입주이모님이 오늘 간단한 수술을 할 예정이라서 (수술 후 자기 집으로 가서 쉬다가 일요일 오후에 올 거라서) 윤지와 유준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3 시 30 분에 맞춰 일찍 점심을 먹고 1 시 이후에 출발할 생각이다 며느리가 저녁에 외출해야 하는데, 유준이 윤지 돌보는 입주이모도 없고, 일하는 아줌마는 7 시에 퇴근하고, 아들은 회사에서 늦게 올 거라서 집에는 아이 4 명만 있게 되는 상황이 된다 아이들과 놀아주고 잠잘 준비시키고 잠자리에 드는 것 챙겨주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윤호 유라도 할머니 말은 잘 따르니까 어려울 게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 얘기해 보라고 하면 무엇부터 들려줄까나? 2024. 2. 23. 봄옷( 원피스) 카페 회원이 친척이 원피스를 만들어 백화점에 납품한다고 두 벌 선물 받았다면서 자랑삼아 새 옷 입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 걸 본 다른 사람이 혹시나 개인적으로 주문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직원을 여럿 두고 공장을 운영하다가, 코로나로 경기가 안 좋아지고 또 인건비가 너무 올라서 지금은 부부 둘이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개별 주문을 받아서 포장하고 택배로 보낼 수가 없어서 판매는 못 한다고 했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공장이라면 원단은 믿을 수 있겠다 싶어 호기심이 생겼으나 개별 판매는 못 한다니 그런가 보다 했다 갑자기 서울 큰 병원에 검사하러 갈 일이 생겨서 딸 집에 가서 며칠 있을 거라고 지난번에 원피스 사고싶다 했던 사람들 중에 구매를 원하면 자기가 가져와서 택배로 보내는 수고를 해 주겠다는 글이 올라왔더라 .. 2024. 2. 22. 유준이 종업식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는 일 년을 마치고 해마다 종업식을 한다 큰애들 어린이집 다니던 경험을 기억해보면 일년 후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아이가 있으니 같은 곳을 3 년 다녀도 해마다 수료증을 받았다 유준이가 발육이 좋아 큰 아이 같고 또 윤지에게 동생을 돌보는 법을 경험으로 배워서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을 잘 돌본다고, 한 아이가 집에 가서 유준이 이야기를 자주 했었던 모양이다 자기 아이를 돌봐줘서 고맙다고 그 엄마가 유준이에게 선물을 주더란다 유라가 유준이 머리카락을 묶고 리본도 달아서 아이패드로 기념사진을 찍는 중이다 그 걸 또 엄마가 휴대폰으로 찍었고 어린이집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한복을 입고 등원하라고 해서 뒤에 선 아이 세 명은 작은 책상 위에 올라 서 있는 모습이란다 그러니 같은 나이에서도 .. 2024. 2. 22. 비 오고 흐린 날 며칠째 계속 비가 오니까, 기분도 축축 처진다 남편이 부산 간 다음 날은 작은 방과 바깥 목욕탕 청소를 하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청소는커녕 말린 빨래를 거실에 둔 채 외면하고 있다 이토록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인데도 1 회용 반창고를 다 써 버려서 당장 저녁에 쓸 게 없어 어쩔 수 없이 비 오는 날 운전해서 마트에 다녀왔다 이마트 1 층 약국에서 반창고를 사고 지하 야채코너에 가서 몇 가지와 샤브샤브용 냉동 양지 한 팩, 김치전을 구우려고 다짐육 돼지고기도 한 팩 샀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사다 놨으니 정리를 해야지 어쩌겠나 2024. 2. 21. 2 월 20 일 오늘은 윤지 생일이다 지난주에 서울 갔으면, 며느리에게 선물 살 돈을 줬을 텐데 이제는 늦어버려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유치원 마치고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춰 통화를 해봐야지 (2 월 19 일 나, 2 월 20 일 윤지, 3 월 3 일 유준, 3 월 7 일 큰아들 - 그야말로 생일주간이다) 월요일이 마누라 생일이라고 하루 늦춰 남편은 오늘 아침에 부산 가셨다 원래는 월요일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약했다가 비가 오니 취소를 하고 오늘로 바꾼 건데 포장을 해서 아내생일이라서 바꾼 걸로 하자네 부산 도착해서 날씨 상황을 체크해서 골프 라운딩 예약을 할 거라고 요즘은 낚시는 뒷전이고 골프에 마음이 다 빼앗겨서 하루에 두 번은 연습하러 가신다 부산에서는 비가 오면 스크린 골프장에 가서 연습을 할 것이고 쏟아지지만 않.. 2024. 2. 20. 내 생일 보편적으로 여자들은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생활에 바빠지다 보면 자기의 생일은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는다 그러다가 점점 나이 들면서 소홀을 넘어서 무심하게 되는 일반적인 경우와 비교하면 나는 생일을 열심히 챙기는데 가족이 몰라주면 펑펑 울었을 정도로 상처를 받았던 사연도 있다 아버지 생신 다음 날 태어나서 나의 생일날에는 항상 음식이 풍성했다 아버지 생신 음식을 장만하면서 떡도 조금 덜어놓고 잡채도 덜어놓고 불고기도 덜어놓고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대부분 가난해서 쌀밥 먹는 것도 드문 일이었는데 딸 생일에 그런 별식을 해 줄 수 있었겠나 손자 손녀 생일에 새벽에 일어나서 하얀 사발에 물 떠놓고 아이의 건강과 복을 빌어주시던 할머니의 모습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 추억 때문에, 나도 두 아들과 손자손녀 생일.. 2024. 2. 19. 손가락을 다쳤다 + 추가 (주재원 가족) 이틀 전 양파를 썰다가 검지손가락 첫마디에 칼이 스쳤다 행동이 느려서 미끌하는 순간 얼른 피하 지를 못 한 거지 베이는 것과 살점이 떨어지는 느낌은 달랐다 피가 계속 흐르니 우선 지혈을 시켜야 해서 화장지로 둘둘 말아서 꼭 쥐고 있다가 떼어냄과 동시에 반창고를 붙였으나 피가 멈추지 않아 다시 화장지로 감고 한 손으로 야채를 볶아놓고 나중에 화장지를 벗겨보니 반창고 끝이 피떡이 되어 까맣게 변했다 주부가 부엌일을 하다 보면 이 정도로 작은 사고는 다치는 것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래도 일을 해야 하니 반창고 붙인 다음 의료용 장갑의 손가락 부분을 잘라서 씌우고 방수테이프를 감아 물이 안 들어가게 고정시켜서 찌개도 끓이고 설거지도 한다 피에 흥건히 젖은 휴지를 치우다가 옛 일이 떠올랐다 런던에서 살았던 198.. 2024. 2. 18.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48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