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앓이.
며칠째 가슴속에 그리움이 가득하다. 이 나이에도 가을을 탄다는 게,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 되는 가을 앓이는, 내 나이 42세 그해 가을부터였다. 엄마가 돌아가신 나이 마흔두 살. 정확하게는 그 해가 시작되고부터, 이렇게나 젊은 나이에 엄마가 돌아가셨구나~라는, 안타까움과 슬픔에, 봄이 지나고 우울증이 왔었다. 일상생활에서는, 남편도 아이들도 불만이 없을 만큼 모든 게 잘 풀리던 시절이어서, 그 쓸쓸한 감정이, 갈 수 없는 곳을 가고 싶어 하는 간절한 그리움으로 표현되었나 보다. 꿈을 꾸면, 런던에 가고 싶어서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결국에는 비행기를 못 타서 실패하는 것으로 끝나는... 하루는 눈물을 흘리면서 런던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당장 준비하라고 해서, 새로 여권..
2016. 10. 15.
부모의 모습.
아버지께서 고집을 피우시면, 좋고 나쁨을 따지거나 언쟁을 하지 않고, 남편 의견에 따르는 엄마가, 아들이 보기에는,새삼 신기한 모양이다. 어렸을 때는 어머니처럼 양보하는 아내가 많은 줄 알았는데, 요즘 보니까 60대 70대 부부라도, 어머니 같은 사람은 드문 케이스였어요~ 한다. 아버지는, 고등학교때 할아버지 돌아가셔서, 엄격한 집에서 자라는 아이들과는 달리, 어른의 어려움과 감정을 절제하는 법,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셨더라. 그래서 엄마가 많이 힘들었다. 어느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었고. 신혼초에, 예절이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결심하고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노력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머릿속에서 어떤 단어를 쓸지 생각을 하고 나서 말을 하니까, 말다..
2016. 10. 4.
만족스러움은 어떻게 생기는가?
일주일 전,케이블방송에서 재방송으로 봤으니,본방송으로는 더 오래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생활의 달인 비슷한 프로그램이었던 듯. 끓는 솥에 손으로 수제비를 뜯어 넣는 솜씨가,어찌나 빠르고 정확한지,아무리 봐도 놀라운 솜씨였다. 나는 그 장면보다,아줌마의 인터뷰 내용이 오래도록 머리에 남아서, 행복에 대해서, 삶의 즐거움과 재미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쓴다면, 기회가 되면 그 내용을 인용하리라~ 생각했었다. 정식 가게도 아니고,시장 골목에서,허름하게 펼쳐놓고 수제비 장사를 하는 아줌마는, 그 장사를 해서 아들 딸 대학까지 공부 시키고, 결혼도 시켰다며,무척 자랑스러워 하셨다. 오랫동안 고생을 해서 그랬는지, 잇몸이 상해서 나중에는 이가 많이 빠진 상태여서 마스크를 안하고는 남 앞에서 말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2016.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