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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308

단순하게 살아가기. 몇 년 전에 여동생과 얘기하다가, 뜻밖의 느낌을 받았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나는 좋았던 일을 더 크게 또렷하게 기억하고, 동생은 아프고 안타까운 기억이 더 생생하게 남아있더라.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과 긍정적이고 단순한 성격 때문이라고, 같이 웃었다.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이미 끝난 일이라면... 되도록 빨리, 머리에서 비워버리는 것도, 맘 편하게 살아가는 방법 아닐까? 어느 글에서 인용한 문구가 생각나네. 마음속 들끓는 분노와 괴로움을 하소연하는 상담자에게, 뜨거운 냄비를 맨손으로 잡았다면,당신은 어떻게 하겠냐고... 얼른 내려놔야 양손에 상처를 덜 받을 게 아니냐고 하시면서, 가슴속 불덩이를 꺼내놔야,화상 입은 마음이 치유될 게 아니냐고... 그건, 남이 해주는 게 아니라 자.. 2016. 2. 19.
어렵다. 대기업 다니는 아들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못 다니겠다며 사표를 쓰겠다고, 이번 설에 내려와서 부모님께 털어놓더란다. 그래도 참아봐라고~,그만두고 뭘 하겠냐고~ 월급이 절반으로 줄더라도,작은회사에 가서 능력 껏 일하고 싶다는... 엄마는, 고민으로 얼굴이 반쪽이 된 아들이 걱정이 돼서, 밥을 못 먹고 잠이 안 온단다. 막내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2년째 취업을 못하고 있는 B는 아무~ 말도 못 한다. 어느 사연이 가볍고, 어느 사연이 무겁다는 말, 누가 하겠느냐? 자식 걱정은 다 똑같은 것을... 그러게요. 대학도 시간강사를 다 자르는 추세입니다. 시간강사를 오래 하신 분은 학위를 받을 생각은 엄두를 내지도 못하고 생활하기 바빠서 지내오다가 이젠 학위가 없으면 힘들게 되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 2016. 2. 16.
어느 부인 이야기.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쵸코렛 하나 입에 넣고, 머릿속에서는 짧은 소설을 쓰고 있다. 일본 공항 면세점에서 파는 초코렛이어서,그 맛은 익숙하나... 몇 달에 한 번씩 작은아들 병원에 피부관리를 받으러 일본에서 오시는 어느 부인의 선물이란다. 일본 청년과 연애를 해서, 일본으로 시집간 그녀는, (시아버지께서도 의사라고 했던가~ 말하자면, 그 지역의 주류에 속하는 집안이 더란다. 시댁의 가풍에 주눅이 들었을 수도 있었겠다.) 오랫동안 친정과 연락도 안 하고 철저하게 일본 사람으로 살았던 모양이다. 그 사회에서 인정받으려 얼마나 노력했을까~ 성공한 남편, 잘 키운 자식들... 남편은 의사로서 탄탄한 기반이 잡혔고, 몇 년 전에 아주 아주 오랜만에 친정 나들이를 했더란다. 그 이후로는 자주 친정을 방문한다고... 2016. 2. 9.
마음을 넉넉하게. 잠시, 속 좁은 생각으로 푸념 글을 올려놓고, 시간이 지나니 어찌나 부끄러운지요. 마음이 가난하면 사람이 망가진다는 걸 다시 한번 더 깨닫습니다. 게시글은 삭제했습니다만, 그 글에 댓글 주신 분들...기억하겠습니다. 저의 블로그에 와서, 어른의 자세를 배우고, 자식의 효심을 읽고, 가족의 화목을 보고 간다는 말씀,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마음가짐이 쪼잔하고 궁색하면, 사소한 즐거움, 사소한 행복이 줄어든다는 걸... 다짐하는 아침입니다. 루제르나2016.02.05 06:29 신고 항상 경계에 양쪽발 걸치고 왔다갔다하며 사는 일인으로써 오늘 아침 언니의 다짐에 저도 숟가락 같이 올립니다..^^ 2016. 2. 4.
걱정은 끝이 없고. 남보기에는 걱정 없을 것 같은 편안한 삶인데... 소소한 걱정들은 연달아 생긴다. 요즘 힘들어요~ 한마디에 심장이 졸아드는 듯 아프고... 큰며느리가 보내주는 쌍둥이 모습 보느라 저녁마다 웃음꽃이 피었었는데, 작은아들네는 독감으로 큰 고생을 했었네. 하윤이 하영이는 잘 지내는지, 안부전화를 했더니,며느리가 통화를 할 수없을만큼 목이 쉬었다. 며칠간 감기고생을 심하게 했던 모양이다. 하윤이 하영이 차례로 감기 해서 애태우더니, 그다음 차례로 엄마가 앓았던 모양이네. 고생하는 며느리 도와줄 수없어서 안타깝고, 많이 약해진 아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신경 쓰이고, 안쓰럽고, 걱정되고,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별 도움도 안 되는 위로 한마디뿐이구나. 재래시장에 가서, 사골과 우족, 고기를 사다.. 2015. 12. 18.
편애. 어린 시절에 육 남매 중에서 가장 어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중에서 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할머니는 나보다 오빠를 더 애지중지 사랑하셨지만, 그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오빠에게 질투를 느낀 적이 없었다. 할머니께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느낌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돌이 지나고 세살때 시골 할머니 댁으로 가서 일곱 살 입학하러 부모님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면서, 할머니께서 기억하는 큰손녀는 그렇게나 말을 잘 들었단다. 이웃집에 심부름을 시키거나, 콩줄기를 따고, 콩을 까라고 일을 시켜도, 한 번도 안 하겠다는 말 없이, 다섯 살 어린아이가 어두워질 때까지 마당 멍석자리에 앉아 계속하더라고 그 이야기를 몇 번이나 하셨다. 다림질을 하려면 그 당시의 다리미는 빨갛게 달군 숯불을.. 2015. 12. 14.
믿지못한다면. 믿음이라는 건 오랜 시간 축적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게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그 사람의 약속을 믿지못하는 경우도 있고,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사람의 말에는 믿음이 가는 경우도 있더라.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두 아들에게 믿음을 주는 엄마가 되자 다짐을 했었다. 명절에 또는 특별한 날에 어른들 친척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세뱃돈이나 용돈을, 엄마가 맡아둘게~ 하고는, 나중에 아이에게는 조금만 주고 엄마가 써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속으로 항의한다. 약속을 지키라고~ 자녀에게 신용을 잃는 짓이라고~ (생활비가 떨어져서 그랬다는 답변도 있겠지만, 나중에라도 갚아야 되잖아) 내가 어릴 때도, 오빠와 나는 세뱃돈 용돈 그리고 노동의 대가로 계산한 금액까지, 엄마에게 맡긴 돈이.. 2015. 12. 10.
또 가방을 싸면서... 큰며느리가 29일 입원해서 30일 유도분만을 할 예정이어서 나는 30일 아침 비행기로 서울 가겠다고 했다. 29일이 일요일이니 아들이 함께 가서 병원에서 같이 잠을 잘 것이다. 장모님께서도 동행해 주시겠지. 아직 날짜가 남았지만 다시 또 가방을 싸면서, 이번에는 제발 뭘 놓고 오는 일은 안 생기도록 신경을 써야겠다. 홍성 여동생집에는 스웨터 위에 입고 갔던 베스트를 두고 왔고, (안방에 가서 화장을 하면서 팔움직임이 불편하니까 옆에 벗어놓고, 화장을 마치고는 화장품 케이스만 챙겨서, 옷 갈아입으러 2층으로 갔다) 작은아들 집에는 목걸이와 반지를 내가 사용했던 방에 빼놓고 왔더라. 빠진 게 없나 방 안을 둘러보고 옷장을 열어봤는데도 그 옆 칸은 안 봤다는. 점점 사람 꼴이 우습게 되어가네. 12월 2일에는.. 2015. 11. 26.
아버지와 아들이 의견이 달라서 다툰다면... 아버지와 아들이 의견이 달라서 다투고 마음이 상해있다면... 엄마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예전에 우리집에도 비슷한 사연이 있어서 그 내용을 들려줬습니다. 비슷한 고민이 있는 분은 참고하시라고 2013년 1월에 쓴 '듣기 좋게 말하는 법,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읽는 법'을 다시 올립니다. 11월 말에 전세금을 올려주기보다는 이사를 하겠다고, 집주인에게 연락을 하고 곧바로 집을 알아보니, 원하는 단지에 맘에 드는 집이 있어서 계약을 하고 싶었지만, 살던 집이 해결이 안 되어 포기했었는데, 두 달이 지나 이제야 들어올 사람이 생겨서, 이사 갈 곳을 알아보니, 원하는 단지에는 35평도, 40평이 넘는 것도 아예없고,다른 단지에도 48평 말고는 적당한 집이 없더란다. 48평도 위치나 집 상태가 .. 2015.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