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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시간309

딸같은 며느리. 이틀 동안 반짝 해가 나더니, 드디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세차게 내리는 비. 며칠 전 태풍이 올라온다고 걱정했더니 남편의 대답이, 바람 피해는 없을 거라고, 고기압이 머물 때 태풍이 올라오면 바람의 강도가 더 강해지지만, 지금은 장마중이라서 올라오는 태풍이 저기압과 합쳐져서 바람은 없고 엄청난 비를 뿌릴 거라고 하더니, 남편의 예측대로 강한 바람없이 비가 쏟아진다. 오늘 외출을 접어야 하나...생각 중이다. 내가 가입한 카페가 2개인데, 하나는 유럽에 사는 젊은 주부들이 대부분인 미씨 유럽 카페이고, 하나는 시어머니들의 지혜와 하소연과 생각들을 읽을 수 있는 카페다. 두 카페의 절묘한 조화가 자칫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판단의 중심을 잡게 해 준다. 최근 며느리가 쌀쌀맞다고, 딸같이 다정하고 마.. 2018. 7. 3.
커피 마시고 있어요. 아침식사 후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식탁의자에 앉았는데, 그 사이 남편이 부엌에 들어가서 냄비에 남은 국을 그릇에 옮기려고 하는 걸 봤다. "그냥 두세요, 곧 치울꺼에요." "지금 커피 마시고 있어요" 그 말을 듣고, 그대로 두고 나오는 남편. 나, 커피 마시는 중이야~. 이 말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명훈이가 윤호보다 조금 더 컸을 무렵, 그러니까 36개월 전후였을 것 같다.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고 잠이 부족하다. 24시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날마다 시간이 부족하고, 피곤이 겹쳐서 하루에 커피를 4~5잔씩 마시던 시절이다.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마시는 게 아니라 싱크대 앞에서 일하면서, 세탁기 앞에서 엉키는 빨래를 풀어주면서 커피를 마시는... 옛날 .. 2018. 6. 21.
부딪치지 않고 지혜롭게 넘기는 방법. 2009년도에 명훈이가 한국에 왔으니 그해 글 중에 그 에피소드가 있을 텐데, 찾아봐도 어느 카테고리에 있는지 모르겠다. 동생과 한집에서 살면 서로 불편하다고, 동부이촌동에 아파트를 마련해서 살았는데, 자주 외국으로 출장 가고, 서울에 있을 때도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으니 한 달에 한 번씩 서울 가서 보면 냉장고에는 주스와 맥주 생수 정도 들어있었다. 갈 때마다 날짜를 넘긴 주스와 우유, 상한 과일을 버리고 새로 사 넣는 게 일이었다. 일 때문에 바빠서 몇 달 만에 아들이 사는 모습을 보러 처음 오신 아버지. 동네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신다. 옆 가게에서 이미 과일을 몇 가지 산 이후에 편의점에 들어갔으니, 주스와 우유 생수 정도 살 꺼라고 예상했었다. 바구니에 포도 오렌지 자몽 주스를 종류별로.. 2018. 6. 15.
어느 쓸쓸한 엄마의 사연. 아침 6시에 긴급 재난문자 알림에 눈이 떠졌다. 금일 일부 지역 강설로 인하여 교통통제중이오니 대중교통이용및 안전사고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안전안내문자가 왔네. 부산에, 그것도 3월 하순에 눈이 많이 와서 교통통제가 되다니~!!! (우리동네도 제법 많은 눈이 오더니,1시부터.. 2018. 3. 21.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아침나절, 메모노트와 신문스크랩용으로 잘라놓은 것들을 다시 하나씩 살펴보았다. 봄이 되니 방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뭉쳐두었던 것들을 방안 가득 펼쳐놓고 보니, 봄옷 정리는 뒷전이고, 종이 쪼가리들 정리가 더 급하다. 버릴 것,참고자료에 넣어둘 것... 그러는 중에 눈에 들어온 메모 한 장.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자신이 정성스러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을 때, 대충대충 넘어가고 싶은 나 자신에게 자극이 되라고 적어놓은 글귀이다. 책을 읽고 베껴 썼을 텐데, 책 제목도, 저자도 써 놓지 않아서 어느 글에서 가져왔는지 알 수가 없다. 다시 읽으니, 내가 하고 있는 일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가족이거나, 친구와 이웃들, 모든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 문구이다. ............... 2018. 3. 13.
돈과 가치관의 변화. 복권에 당첨되거나 횡재해서 큰돈이 생겼던 사람들이 오래 못가서 그 돈을 다 탕진하는 사례와 여러 해 전에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미국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실직을 하고 나니 1~2년 치의 생활비를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는 기사를 읽었던 게 기억납니다. 갑자기 큰 돈이 생기면, 우선 좋은 집 장만하고, 멋진 차를 사고, 옷과 시계 보석을 명품으로 갖추고, 외국 여행을 다니고... 한 번 생활수준을 높여 놓으면,그 수준에 맞춰 살려고 과소비를 하게 되고, 처음 샀던 물건들은 시시해져서 더 비싼 것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어 나중에는 검소한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정신적으로 병든 상태가 되더군요. 고액 연봉자로 취직을 하게 된 젊은이도, 그 수준에 맞게 좋은 집을 모기지로.. 2018. 1. 30.
비오는 날,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며... 비가 오니까,날이 새는줄도 모르고 늦잠을 잤다. 느즈막이 아침밥을 먹고, 자칫 스산할 수 있는 겨울비에, 좋아하는 음악으로 오페라하우스에 관람 온 듯 분위기를 바꾼다. EMI classics FAMOUS OPERA CHORUSES 씨디에 첫번째 곡이 남편이 좋아하는 나부코의 노예들의 합창이다. 12곡을 다 들으면 1.. 2018. 1. 8.
새해 아침에. 바다위의 구름층 때문에 새해 첫 해가 수평선 위로 올라오는 모습은,구름이 붉어지는 느낌으로 짐작하다가 구름 위로 올라오는 해를 찍었다. 아들 며느리 손주들의 건강과 마음이 편안한 나날이기를, 아들의 일이 노력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피곤에 지쳐 병나지않게 자기몸을 돌보고 .. 2018. 1. 1.
한해를 보내며. 새벽에 한해동안 썼던 블로그 글을 다시 읽어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그당시의 감정이 되살아 난다. 많은 글들중에 더러는 건너뛰고,더러는 요약만 확인하고, 그 중에서도 중요했던 사건은 그 당시를 생각하며 글과 사진을 보기도 하고. 한해가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아쉬움보다 감사함이 더 많은 한해를 보내면서, 친척과 지인들에게 이번에는 문자보다 직접 통화로 고마운 맘을 전해야 겠다. 한해동안 블로그를 찾아주시고, 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년에도 재미있는 일이 많은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새해에, 여러분의 건강과 계획하는 일, 그리고, 자녀들의 시험,취직,결혼... 원하는 일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가끔씩 블방문 하면서 많은글에 감동, 부러움, 미소짓는 계기가 되었지요... 2017.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