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287

런던에서.5 - 리츠 호텔에서 애프터눈 티 타임을... 어제는 헤롯백화점을 돌아다니느라 많이 피곤했던지, 저녁을 먹자마자 누워버렸다. 소화가 안된 속이 너무 불편해서 밤에 일어나 아들 공부하는거 좀 구경하다가 명훈이도 공부를 쉬고, 가고싶은 곳 살고싶은 집 찾아보기도 하고, 훨씬 정교해진 구글 지도찾기로 유명한 곳을 찾아다녔다. 하루전에 예약해둔 Ritz호텔의 Afternoon tea room의 내부도 확인해보고... (엄마가 자는 동안에) 런던까지 오셨는데 뭐 재미있는 일은 없을까 궁리를 하는지? 어제 아침에 물어보더라구. 전통적인 Afternoon tea 를 경험해 보겠느냐고? 유명한 곳 10군데를 찾아봤었는데 빈자리가 있을지 다시 알아봐야된다길래, 그래! 이왕이면 제일 유명하다는 리츠호텔에 알아봐라~ 그렇게 확인한 서너군데 호텔의 내부 사진과 일주일간의.. 2008. 12. 20.
런던에서.4 오늘은 4시가 넘어서 일어나졌으니 점점 시차를 줄여가는 듯 싶다. 생활해보니 약간의 시차를 유지하는게 훨씬 유익한 방법일 것 같아서 이 정도의 차이를 계속 유지하고싶은데... 거의 컴퓨터를 활용해서 공부하는(일어,중국어 - 사전찾고,확인하고)명훈이를 비켜달라고 밀어내고 내가 차지할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이렇게 새벽에는 온전한 내차지가 되니까 내가 일찍 일어나는게 서로에게 합리적이지. 그러면 아들이 공부하는 시간에는 뭘 하냐고? 뉴스도 드라마도 아예 알아들을수없는 TV는 내게 무용지물이고... 책읽는 걸 좋아하는 버릇이 얼마나 다행인지!! 가져 온 두권을 끝내고, 아들이 준 의 인간중심의 좋은 사회. 의 20세기 중국사. 중에서 지금은 좋은 사회를 읽고있는 중. 좋은 사회의 기준은? 경제문제는? 인플레이션.. 2008. 12. 19.
런던에서.3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들어와서는 뜨거운물에 목욕을 해야 몸이 쉽게 풀어질텐데, 이집엔 샤워부스만 있고 욕조가 없다. 궁시렁궁시렁~~~ 뭔 이런 집을 구했냐? 현대식으로 새로지은 저번 집이 훨씬 나았다 했더니, 다들 이번집이 좋다던데요? 훨씬 영국적이잖아요? 그런다. 아무리 영국적인 분위기라지만 다 낡고 불편한 집이 뭐가 좋다고? 겨우 3일 지났는데, 평소에 누리던 여러 편의시설들이 벌써 그리워지면 어떡하냐? 또, 먹는 물도 사서 들고오는 불편함 때문에 더 아껴서 쓰고, 부엌용품이 아쉬워서 살려고 하다가도 곧 결혼하면 처치곤란해질까봐 포기하게되고... 갑자기 옹색해진게 도피행각으로 집나와서 어디 시골 여관에 자취방 차린거 같네. 시장 나가서 종류별로 왕창 사들고와야 내성미에 맞을텐데 아들 눈치보느라 엄두를 .. 2008. 12. 18.
런던에서.2 토트넘 코트 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명훈이가 약국에 들리는 잠깐의 시간 때문에 버스를 놓쳤고, 5분 마다 오는 다음 버스가 오지를 않아 꽤 오래 기다리면서 왜 일찍 전화해 두지않았느냐고 하고는, 아무리 이른 시간이든지, 한밤중이라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미루는 법이 없이 바로 그 순간에 행동으로 옮기는 아버지의 습관에 대해서 언급을 했더니,그게 인생의 승패를 판가름 짓는 포인트라고 맞장구를 친다. (가족중의 누가 감기기운이 있다고 하면 집에 약이 없을 경우 한밤중에 응급실에 가서라도 약을 구해오는, 아무리 성가스럽고 귀찮더라도 아침까지 미루지않는 성격.) 일의 중요도를 떠나서 무슨 일이든지 즉각 해결하는 그 버릇을 닮았으면 좋으련만, 아버지를 닮으려 노력을 한다는데도 당장 급한일이 아니면 미루.. 2008. 12. 17.
런던에서 새벽 두시에 잠이 깨어서 물도 마시고 어슬렁거리다가 첫 글을 씁니다. 한글자판이 없어서 썼다가 지우기를 여러번 반복하면서... 언제쯤이면 익숙해질런지? 4시반 비행기안에서 내다보는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택시를 타고오는 길에서는 밤풍경을 내다보며 80년대 첫 런던에 도착한 날을 떠올렸네요. 11월이었는데도 짐을 찾아서 나왔을때는 그렇게 어두웠거던요. 그게 얼마나 생소했던지...아주 강렬하게 첫인상으로 남아있어요. 너무 아무렇지도않게 잘 지내서 오히려 미안하다는 명훈이를 보면서 저런 여유를 세훈이랑 절반씩 섞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어요. 세훈이는 소심하고 걱정많은 전형적인 A형이어서 그게 문제인데... 아들을 곁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져서 여기 온 목적이 다 풀려버렸어요. 아직.. 2008. 12. 16.
상대방의 마음 읽기. 수 년전에 친한 이웃으로부터 특별한 초대를 받았었는데 애석하게도 우리 부부는김치랑 밑반찬으로 겨우 밥을 먹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광주가 고향인 그 이웃은 마침 최상품의 홍어가 있어서 그걸 사 가지고 당일로 돌아왔다면서 저녁 초대를 했더랬습니다. 그 이전에 홍어를 먹어본 적이 없었던 저는 좋은 생선회쯤으로 생각하고 부푼 마음으로 갔었지요. 상차림은 홍어회,홍어찜,홍어무침,홍어전골... 아~ 냄새가 어찌나 지독하든지!!! 아주 맛있어하면서 열심히 권하는 주인과는 달리 저는 맛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고 숨 쉬는 것도 어려웠었지요. 깜짝 놀랄 만큼 비싼 값으로 사 온 그 음식을 손도 못 대고 돌아왔으니... 후일 들은 얘기에 광주에서는 아주 특별한 손님에게만 최상품의 홍어를 대접한다더군요. 그 이웃은 얼마나 큰.. 2008. 12. 12.
친구들과 수다. 이야기 하나, 나 없는 4일동안 사용한 냄비,밥공기,국그릇,유리컵,커피잔 등등 씽크대 안에 넘치게 쌓아놨더라는 내 말에 (식기세척기 사용법을 가르쳐야지) 친구가 하는 말; 서울에서 온 손님들(자기 친구들) 호텔에 안내하고 같이 동무해주느라 베란다에 널어둔 이불을 눅눅해지지않게 걷어달라고 .. 2008. 12. 10.
신촌에서.28 (탁현이 결혼식) "탁현아~ 축하한다."인사를 하는 나를 보고, "아~명훈이 어머니 아니세요?"바로 알아보는 새신랑, 마지막으로 본게 고등학교 졸업식이었는데 십수년이 지난 아직도 기억하다니! 명훈이가 나랑 많이 닮았나? 초등학교 3학년 명훈이가 전학 온 해 반장을 했던 아이. 영국에서 돌아와 모든게 서툰 우리 모자에게 탁현이와 그 어머니는 많은 도움을 줬었지. 그 후로 본인들의 의사와는 달리 주위에서는 경쟁 파트너로 인식하는 때가 많았었고... 아들의 고등학교 친구들도 여럿 만나다. 워낙 추운날씨여서 발목까지 긴 털코트를 입었는데도 속에 입은 원피스 때문에 길을 걸을 때 다리로 파고드는 찬바람이 칼날같았다.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때 바지를 안입는다는 내 원칙이 언제까지 지켜질지 장담 못하겠지만 아직까지는 스타킹을 신고.. 2008. 12. 7.
바다에 내리는 눈. 신촌에서 쓰는 해운대 이야기. 어제 하루종일 누워있다시피 꼼짝을 안했기에 출발하기전에 목욕으로 몸을 풀어볼 심산으로 아침 10시쯤 집을 나섰는데, 긴가민가 하나씩 눈발이 날리더라구요. 우리동네에 눈이라니... 별 기대도 없이 호텔에 도착했고, 몸풀기 운동을 생략하고 온천탕으로 바로 들어갔는데, 세상에나! 그 잠깐 사이 눈이 많아져서, 대형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점점 많아진 파란 바다에 내리는 하얀 눈! 얼른 유리문 밖의 노천탕으로 갔었지요. 뜨거운 온천탕에 앉아 내몸에 내려앉는 눈송이와 하얗게 눈이 흩어지는 바다를 바라보는 그 환상적인 분위기라니... 우르르 야외온천탕으로 몰려 나간 다섯 여자들은 소녀 마냥 탄성을 지르고... 몸을 일으켜 모래사장을 내려다보니,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내리는 눈.. 2008. 12. 5.